[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인공지능 알파고가 법률, 회계, 의사, 금융 등을 대신할 날이 온다고 하더라. 그런데 알파고가 지상파 재송신 대가를 계산할 수 있을까? 결론은 잘 못할 것 같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사진>이 이해관계자간 얽혀있는 방송통신 업무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다. 법조계 출신인 최 위원장은 원고 피고의 분쟁을 조정하는 것보다 방송통신 이해관계자간 조정이 훨씬 더 힘든 것으로 보았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7일 출입 기자단을 대상으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최 위원장은 지상파 재송신 분쟁,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단말기유통법 개선 등과 관련해 소신을 피력했다.
최성준 위원장은 법조계 출신이다. 판사 출신답게 법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런 최 위원장도 방송통신 이해당사자간 갈등 조정에는 혀를 내둘렀다.
그는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정책의 많은 부분에서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며 "법원에 있으면서 원고 피고 분쟁을 조정하는 것보다 10배는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알파고가 많은 부분을 대체한다고 하는데 이런 힘든 작업들도 대신할 수 있을까? 결론은 잘 못할 것 같다"며 분쟁조정에 대한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그는 "법원에서도 독립적으로 전문가 감정에 따라 계산을 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안다"며 "금액을 정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고, 지상파나 유료방송 모두 자신들의 주장이 어떤 근거에서 나오는지 제대로 설명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우리가 조정자 역할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며 "밖에서 보기에는 방통위가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고 볼 수 있지만 거기에는 그만큼의 고민과 사정이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방송의 공익성, 공공성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방송과 관련해 미래부와 일부 중복이 될 수 있지만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지역성, 이용자 보호문제 등에 좀더 방송법 항목에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광고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시청자가 광고를 불편해 할 수 있지만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드려면 재원이 필요하다"며 "광고가 어느정도 허용이 돼야 한다는 것을 (시청자들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 위원장은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 계획이 없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밖에 단말기유통법 개선과 관련해서는 "아직은 구체적 계획은 없다"며 "현재 시장현황 조사가 마무리 단계가 있고 개선은 한꺼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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