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허용여부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양사가 계획을 발표한 때부터 5개월여가 지났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면 합병법인은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2위에 올라서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미래창조과학부가 최종 결정을 하는데 아직도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이번 M&A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는 반대다. 위협적 경쟁자의 등장에 불만 경쟁사의 규모의 경제 확장에 불만 그리고 콘텐츠 협상력 저하 우려에 불만이다. 찬성하는 쪽도 반대하는 쪽도 각자 서로가 유리한 논리를 근거로 공방을 지속하고 있다. 언론 대리전에 이어 광고 공세까지 취하고 있다. 만일 총선 이후까지 결정이 나지 않는다면 국회까지 숟가락을 얹을 가능성이 높다.
소모적 논쟁이다. 어차피 이 사안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찬반이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왜 해야 하는지 왜 하면 안 되는지 더 이상 나올 얘기도 없다. 이미 모 회사 최고경영자와 해당 부처 수장이 지인관계라든지 어느 부처엔 모 회사 장학생이 많다느니 있는 얘기 없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니 속이 타는 곳은 M&A를 추진하는 쪽이다. M&A도 적절한 시기가 있다. 원하는 시간에 일을 추진하지 못하면 효과는 반감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반대편이야 일이 이뤄지더라도 최대한 득을 볼 수 있는 것을 줄인다면 나쁘지 않다. 허용이 안 되면 최고지만 그렇지 않아도 대응전략을 수립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정부야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보다 정밀한 심사를 하다 보니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지만 원하든 원치 않든 누군가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정부가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별 것 아니다. 정부의 역할은 불확실성 해소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도 그렇다. 결정은 원칙대로 기준에 맞춰 하면 된다. 도대체 누구의 눈치를 보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