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이 케이블TV 업계 1위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남은 케이블TV사업자(SO)와 통신사간 연대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동통신 가입자를 늘려야 하는 통신사와 모바일 상품 부재로 고민하고 있는 케이블TV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경우 새로운 유형의 결합상품 경쟁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물론, 이동통신 점유율 구도에도 변화를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통신방송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와 특정 통신사간 전방위적인 협력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 상품이 없는(혹은 취약한) 케이블TV가 통신사의 모바일 상품을 재판매하는 것이다. 현재 통신사의 네트워크를 빌려 서비스하는 알뜰폰과는 다른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SK텔레콤이나 KT,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상품 브랜드를 그대로 가져와 케이블TV의 유선상품과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할 경우 케이블TV 업계는 숙원인 결합상품에 모바일을 포함시킬 수 있고 통신사는 케이블TV 판매망을 통해 손쉽게 모바일 가입자를 늘릴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인 논의 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일부 케이블TV 사업자와 KT가 큰 방향성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케이블TV 진영의 이 같은 움직임에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케이블TV 사업자 고위 관계자는 "남은 케이블 사업자들이 뭉쳐서 한 통신사와 협력관계를 맺을 경우 결합상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파트너가 되는 통신사 입장에서도 모바일 가입자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케이블TV가 위기지만 나름의 기회가 남아있다"며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방향에 따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케이블TV와 연대 가능성이 가장 높은 통신사는 KT가 꼽히고 있다. KT는 유료방송의 경우 점유율 합산규제 때문에 방송가입자 확보에 다소 소극적이다. 케이블 진영에 힘을 실어줘 SK 진영을 견제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수익률은 다소 떨어지겠지만 LTE 시대 들어 축소된 이동통신 점유율 회복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KT도 임헌문 매스(Mass) 총괄사장도 지난해 기자단 송년회에서 "케이블TV 사업자들과 상생방안을 내놓겠다"며 연대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물론, 케이블TV와 마찬가지로 위기의식이 높아진 LG유플러스도 가능성은 존재한다. 지금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SK텔레콤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케이블TV 입장에서는 통신3사를 대상으로 소위 고스톱판의 ‘쇼당’을 던질 수 있는 것이다.
관건은 결합에 따른 수익배분, 할인율 배분 등이다. 또한 일부 케이블TV 사업자와의 연대로는 큰 파급력을 기대하기 힘들다. CJ헬로비전을 제외한 케이블TV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CJ헬로비전 매각으로 위기에 봉착한 케이블TV가 새로운 기회의 카드를 쥐었다. 유료방송 시장은 물론, 이동통신 시장경쟁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통신사를 대상으로 한 케이블TV의 ‘쇼당’이 현실화되고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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