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 3사의 네트워크를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 시장이 쑥쑥 크고 있다. 지난 11월 기준으로 전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경쟁활성화를 통한 이동통신 요금인하라는 근본적 정책목표 달성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외형 측면에서 알뜰폰 성장은 눈이 부시다. 정부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점유율 10%를 조기 달성했다. 2020년에는 점유율 15%, 1000만이 알뜰폰을 선택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알뜰폰 성장 스토리를 찬찬히 살펴보면 문제가 하나둘이 아니다. 정부의 지원이 중단되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사상누각(沙上樓閣)이다.
정부는 올해 망도매대가 추가인하, 수익배분비율 조정, 전파사용료 감면 등을 내용으로 한 3차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로 3번째 도매대가가 인하된 셈이다. 우여곡절끝에 전파사용료 감면도 1년 연장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같은 정부의 지원정책이 끊기는 순간, 알뜰폰 성장곡선도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부와 기재부는 협의 끝에 1년간 전파사용료 면제에 합의했다. 전파사용료 감면 혜택은 가입자 500만 기준으로 연간 270억원 가량이다. 중소 알뜰폰 업체의 이익규모와 전파사용료 감면 규모는 대동소이하다. 전파사용료 감면이 끝나는 경우 중소업체들의 경우 연쇄 도산에 이를 수도 있는 셈이다.
또한 정부 의도와 달리 지나치게 중소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 점도 문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있어 알뜰폰은 이통3사와 경쟁을 통한 통신요금을 인하하기 위한 경쟁활성화 정책이다. 사실 정부는 이통3사와 경쟁할 만한 덩치 있는 사업자가 뛰어들기를 바랬다. 하지만 어쩌다보니 중소기업 적합업종처럼 돼버렸다. 투자하지 않는 중소 알뜰폰 업체는 우체국 판매 지원 등을 통해 빠른 시일내 수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오히려 가장 투자를 많이 한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은 누적적자가 1000억원이 넘는다.
그러다보니 대기업들은 투자부담과 불투명한 전망 때문에 알뜰폰 사업을 외면하고 있고, 오히려 이동통신 3사 자회사들이 뛰어들었다. 그나마 시장을 리드했던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은 SK로 인수합병될 전망이다. 앞으로 이통3사와 경쟁하는 알뜰폰 사업자는 없다는 얘기다.
점유율이 10% 이지만 알뜰폰 가입자 대부분이 선불폰이다. 이통3사가 외면하는 돈 안되는 시장을 알뜰폰이 가져간 셈이다.
정부의 지원만으로 성장을 담보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알뜰폰이 가계통신비 절감을 이끌어내기보다는 이통사들이 외면하는 저수익 영역에만 머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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