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2010년, 11명이 연루된 스타크래프트1(스타1)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지 5년여 만에 후속작 스타크래프트2(스타2)에서도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다. 이번엔 프로게이머뿐 아니라 현직 스타2팀 감독까지 승부조작에 연루돼 e스포츠 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스타2 e스포츠가 리그오브레전드(LoL·롤)에 밀려 흥행 부진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승부조작 사건이 관련 e스포츠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9일 창원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부장검사 박상진)는 스타크래프트2 승부조작 사건 수사 결과, 경기 감독과 전·현직 프로게이머, 브로커 등 총 12명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12명 중 9명을 구속기소, 2명을 불구속기소, 관련 공범 1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이 확인한 승부조작 경기는 총 5게임이다. 경기당 대가는 500~2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번엔 현직 감독과 같은 구단 소속 프로게이머들이 함께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감독이 브로커들에게 프로게이머들을 소개하거나 승부조작을 제의, 거액의 알선 대가까지 수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스타크래프트 PRIME팀 박외식 감독과 소속 선수 최병현이 불법 도박 및 승부조작과 관련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수감된 것을 확인했다.
브로커들은 스폰서를 빙자해 감독의 환심을 산 후 승부조작을 제의했다. 전 프로게이머 출신의 브로커 주도로 한 승부조작도 포착됐다. 조직폭력배들이 브로커에게 승부조작 자금을 제공했으며 이들은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브로커들이 승부조작한 경기에 베팅한 후 배당금을 받아 수익을 올렸다.
이에 대해 검찰은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스타크래프트2 승부조작 사실을 최초로 적발해 e스포츠 관련 승부조작의 실체를 규명했다”며 “정상급 프로게이머 뿐만 아니라 현직 감독까지 직접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등 심각한 수준의 도덕적 해이를 확인했다”고 수사 의의를 밝혔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성명을 내고 승부조작에 강력 대응할 의지를 보였다. 협회 측은 “최근 신고 포상금을 원하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박외식 전 감독과 최병현 전 선수의 불법도박 가담 제보를 받고 관련 사안에 대해 자체적으로 사실 확인을 진행하던 중 검찰의 구속, 수사 사실을 확인하고 본 사안에 대해서는 법률 자문을 받아왔다”며 “수사기관으로부터 일말의 연계성이 확인된다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