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PC용 D램 비중을 대폭 축소키로 했다. PC 수요 침체로 가격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모바일 제품 비중을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23일 오전 개최된 2015년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하반기 모바일 D램 비중을 40%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값이 떨어지는) PC D램 비중은 20%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예상보다 PC 수요가 너무 안 좋다”며 “PC D램 시장은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올해 D램 시장의 비트(bit) 성장률 전망치를 20% 중반에서 20% 초중반으로 낮춰 잡았다. PC 수요가 예상보다 더 안 좋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비트 성장률 전망치는 시장 평균을 소폭 상회하는 20% 중반이 될 것이라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제품 측면에선 DDR3 D램 비중도 점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김 사장은 “현재 장비를 반입하고 있는 이천 M14 공장에서 연말까지 양산성 검증을 마친 뒤 내년 초부터 2z나노 기반의 DDR4 및 LPDDR4를 본격 양산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경쟁사(삼성)와의 원가 격차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는 2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한 트리플레벨셀(TLC, 셀당 3비트 저장) 제품 비중을 연말까지 40%로 확대한다. 3분기에는 128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 기술 기반의 2세대 3D 낸드플래시를 소규모 양산할 예정이다. 연내 3세대 제품도 개발 완료해 내년부턴 본격적으로 관련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시설투자액은 당초 계획대비 증가한 6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김 사장은 밝혔다. 그는 “2분기 입고 기준 약 1조8000억원의 시설투자액을 집행했고, 상반기 누적액은 3조7000억원”이라며 “올해 전체 투자 규모는 환경안전 및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가 증가해 당초 계획대비 확대된 6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자금 여력이 뒷받침되고 주주가치가 떨어질 경우 자사주 매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2일 오후 경기도 이천 M14 공장의 투자액이 기존 계획대비 2800억원 늘어난 2조38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아울러 8591억원을 투입해 10월 22일까지 자사 보통주 2200만주(지분율 3.0%)를 장내매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중국의 메모리 시장 진출에 관한 견해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명영 재무본부장(전무)은 “중국이 메모리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얼마나 빨리, 어떤 수준의 기술을 갖고 들어올 지는 현재로썬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결국 경쟁 우위를 점하는 것은 기술 개발을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이라며 “그런 것들이 월등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점유율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4조6390억원, 영업이익 1조3750억원, 순이익 1조10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18%, 27%, 65%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4%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3%, 14% 감소했다. 회사 측은 PC 수요 둔화 등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이익이 줄었지만 서버 및 모바일 중심의 견조한 수요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개선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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