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과거 10년 동안 우리나라 IT업체에 해외에서 먼저 투자하겠다고 이처럼 달려든 적이 있었나?”
최근 만난 한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 관계자의 전언이다.
국내 핀테크 업계가 해외 자본의 잇단 투자 움직임에 고무돼있다. 단순한 자본투자에서부터 해외 시장 진출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등 다양한 루트가 제시되고 있다.
IT강국이라 자부해왔지만 해외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국내 SW업계가 핀테크 열풍을 타고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인터넷 뱅킹 및 스마트폰 뱅킹 등 우리 나라의 전자금융거래 시스템에 대한 기술과 경험이 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핀테크 기업들은 해외에서도 요주의 대상이다. 국내에 진출해있는 한 글로벌 컨설팅 업체의 관계자는 “본사에서 한국에서 주목 할 만한 핀테크 기술과 기업을 보고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며 “핀테크가 화두인 만큼 관련 신기술에 대한 사전 파악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벤처캐피털(VC)를 통한 투자유치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핀테크 관련 기업 P사와 O사는 각각 미국과 중국의 VC를 통해 수십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특히 의 경우, 그동안 내수에 집중했던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외 투자처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한 기업의 기술이 다시 중국 내수 시장에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근 텐센트 계열 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O사 관계자는 “중국은 콘텐츠와 서비스의 수급 관점에서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며 “한국에서의 사례가 중국시장에 적용 가능한지가 투자를 결정하는데 주요한 요인”이라고 전했다.
물론 이러한 해외 자본의 국내 IT업계에 대한 투자가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중국내 결제 수단의 강자로 자리하게 된 것은 막강한 마케팅 자본이 투입됐기 때문”이라며 “수조원을 마케팅에 쏟아 붓는 중국기업의 스케일 앞에서는 결제 방법의 편의성은 논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알리페이가 상대적으로 편의성이 떨어지는 QR코드 방식으로 중국내 결제가 이뤄지는데 NFC 결제 등 편의성이 향상된 기술을 국내 기업이 가지고 들어가도 이미 QR코드에 익숙해 있고 막강한 마케팅 능력이 보완해주는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국 기업이 규모의 경제로 국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향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등 해외자본이 국내 핀테크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일단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만큼 우리 기술과 서비스의 성장성이 돋보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중국의 텐센트가 국내 온라인 게임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해 이제는 국내 IT업체의 큰 손이 됐듯이 핀테크 시장에서도 현명한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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