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4월. 당시 유력한 전자 분야 매체였던 일렉트로닉스 매거진에는 ‘집적회로에 더 많은 부품 밀어넣기’라는 글이 게재됐습니다. 이 글은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가 썼습니다. 이른바 ‘무어의 법칙’으로 불리는 바로 그 이론을 담은 글입니다. 반도체의 집적도가 2년 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이론은, 아이작 뉴턴의 중력법칙과 동일선상에 놓을 수 있는 자연의 법칙은 아닙니다.
반도체 종사자들은 더 성능 좋은 칩을 만들어 경쟁에서 이기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이 이론은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종의 이정표 역할을 한 셈입니다. 이 덕에 우리는 더 좋은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그냥 이뤄지진 않았습니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치열한 혁신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겁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이기적 노력은 우리 삶을 보다 풍요롭게 변화시켰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진보해 나가는 것이지요.
<인사이트세미콘>은 무어의 이론 발표 50돌을 맞이해 6월호 스페셜리포트 코너에서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의 면면을 파헤쳐봤습니다. EUV 노광 기술은 무어의 이론을 연장시켜줄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UV는 자연계의 모든 물질에 흡수되는 성질을 갖고 있어 다루기가 무척 어려운 전자기파입니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인류가 EUV를 제대로 활용해본 적은 없다고 합니다.
6월호에선 고든 무어가 일렉트로닉스 매거진에 쓴 글을 토대로 그의 이론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코너도 마련했습니다. 무어의 글과 그의 이론은 과거 50년간 회자됐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이 글을 실었던 일렉트로닉스 매거진은 이미 20년 전인 1995년 폐간돼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습니다.
‘지속가능성’은 어떤 분야에서나 중요한 요소일겁니다. 창간 3개월째에 접어드는 <인사이트세미콘> 편집국 역시 생각이 같습니다. 요즘 ‘세상의 얕은 지식’이란 슬로건을 내 건 플랫폼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업들은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얕은 지식이 아닌, 깊은 지식과 통찰력을 얻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라는 키워드가 뜨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직 신생아와도 같은 <인사이트세미콘>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직접적 약속보단, 매일, 그리고 매월 깊은 지식을 보유한 이들을 밀착 취재해 독자 여러분께 통찰력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콘텐츠 업자의 지속가능성은 그것으로부터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번호 부터는 반도체 및 특허 분석 전문 컨설팅 업체인 <칩웍스>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문 리서치 업체인 <유비산업리서치>가 고정 필진으로 참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의 심도 깊은 통찰력을 독자 여러분께 제공합니다.
아래는 6월호 목차입니다.
무어의 법칙을 지속시켜줄 열쇠
차세대 반도체 노광 기술 EUV, 어디까지 왔나
EUV 노광 장비는 광원의 출력 부족, 현저히 떨어지는 일 웨이퍼 처리량으로 현재 반도체 양산 라인에는 도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성능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어 2016년에는 10나노 혹은 그 이하 노드의 로직 반도체 시험 생산용으로 도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광은 무어의 법칙을 지속시켜줄 핵심 기술이다. 해당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ASML에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노광 기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훑어본다.
김영선 ASML코리아 사장에게 들었다
무어의 법칙 50 주년 의미와 전망, 그리고 EUV
네덜란드 ASML은 노광 기술 하나로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매출액 순위 1, 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EUV 장비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무어의 법칙’을 연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김영선 사장은 “40나노대 에서‘무어의법칙’은 더 유효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반도체 업계는 이를 극복하고 10나노대를 열었다”며 “지금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무어의 법칙은 계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집적도 2년마다 2배씩 확대
세상을 바꾼 한 천재의 선구적 이론
인텔 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지난 50년 전 제시한 ‘무어의 법칙’은 세상의 변화를 부추긴 혁신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이론을 착실하게 지켜온 인텔은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업체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무어의 이론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까. 분명한 것은 모든 종사자들이 이 이론을 지켜기 위해 노력해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술 특허 전문가가 말한다!
2015 기술 분야 특허 분쟁 및 거래 동향
전 세계 기술 분야의 대규모 특허 거래 숫자는 감소세다. 더 많은 기업들은 잉여 특허 자원으로 수입을 창출할 방법을 찾고 있으며, 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아예 특허를 팔아버리는 방식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표준핵심특허(SEP)의 가치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기능핵심특허의 가치는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기술 분야의 특허 거래, 분쟁, 거래 동향에 대해 칩웍스 최고경영자(CEO)가 정리했다.
‘팹라이트’ 경향 이어져 견조한 성장세
파운드리 업계 매출 현황과 올해 시설투자 계획
최근 수년간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끈 분야는 위탁생산, 바로 파운드리 분야다. 순수 파운드리 시장은 업계 1위인 TSMC를 비롯해 대만과 중국 업체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사용량을 늘어나는 반면, 생산 시설은 크게 줄어들고 있으므로 기존 파운드리 시장의 강자들은 성장세를 꾸준하게 이어나갈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애플도 플렉시블 OLED 적극 채용
OLED, 디스플레이 업계 대세로 자리매김
삼성전자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 갤럭시S를 출시했을 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던 애플은 해상도를 비롯한 다양한 성능에서 AM OLED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애플은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불렀다)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AM OLED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만 내놓던 애플도 최초로 출시한 자사 스마트워치 ‘애플 워치’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탑재했다. 아이러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어찌됐건 이러한 결정은 AM OLED 시장을 확대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삼성전자 공급사 울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공급망 분석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후면 카메라 모듈 업계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이 시장에는 30개가 넘는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저마다 일정한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공급 생태계가 확연하게 나눠져 있기 때문에 각각의 공급 그룹은 전방 스마트폰 업체들의 실적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에 모듈을 공급했던 이들은 지난해 극심한 실적 악화를 겪었던 반면, 애플, 중국 스마트폰 생태계에 속한 업체들은 몰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증설 투자를 단행했다.
LG도, 삼성도 이 기술에 주목!
OLED TV 가격 ‘확’ 떨어뜨릴 용액공정
용액 형태의 R, G, B 발광 재료를 각각의 잉크젯 노즐을 통해 원하는 곳에만 미세하게 분사할 수 있는 용액공정은 진공 챔버에서 유기 재료를 기화시키는 기존 진공 증착 방식 대비 유기 재료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설비 투자비용도 낮은데다 공정 시간도 짧다. 이 기술이 양산 라인에 적용되면 대형 OLED TV의 원가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공정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OLED의 아버지’ 칭왕탕 박사의 이야기
유기EL, 태양전지서 시작된 놀라운 발명
탕 박사는 OLED의 기본 구조를 처음으로 발명한 인물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TV,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되는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의 기본 골격은 탕 박사의 작품인 셈이다. 그의 발명은 지금은 미국 코닥에 막대한 특허 수익을 안겨주기도 했다. 탕 박사는 최근 들어 노벨화학상 후보로 심심찮게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신형 맥북으로 바라본 PC 부품 생태계
애플과 인텔의 동침은 계속될까
지난 3월 발표된 신형 맥북은 애플이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몇 가지 신기술이 접목됐다. 나비식 메커니즘을 적용한 키보드, 압력을 감지하는(포스터치) 터치패드, USB-C가 대표적이다. 내부적으로는 인텔 ‘코어M’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한 애플의 첫 번째 노트북이라는 것과 두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계단식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눈길을 끈다. 이 모든 요소는 애플이 개인용 컴퓨터(PC)를 바라보는 고유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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