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에 이어 후발 주자들도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련 센서 시장은 급격한 ASP 하락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AP 시장의 강자인 퀄컴도 이 시장에 참여를 선언했다. 지문인식 센서 시장의 A to Z를 알아본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지문인식 센서 시장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이어 후발 주자들도 지문인식 기술을 자사 프리미엄 모델에 탑재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샤오미, 화웨이, 메이주, HTC, 소니, LG전자가 차기 모델에 지문인식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한 전자결제 등 ‘핀테크’가 전체 IT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지문인식은 결제 인증을 위한 필수 기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지문인식 센서 시장이 2020년 1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2013년 시장 규모의 4배 수준이다. 2020년 지문인식 센서가 탑재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출하량은 14억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문인식 센서, 어센텍과 시냅틱스가 선두
현재 세계 지문인식 센서 시장은 어센텍과 시냅틱스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속에서 어센텍과 시냅틱스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각각 6.5대 3.5 정도인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한다. 어센텍은 2012년 7월 애플에 인수된 지문인식 센서 업체다. 애플은 어센텍의 기술을 활용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시리즈에 지문인식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시냅틱스는 삼성전자에 지문인식 센서를 공급하며 관련 분야에서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갤럭시S5, 갤럭시S6에 지문인식 기능이 내장돼 있다. 지문인식 기술을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 정도 밖에 없으므로 관련 센서 시장도 어센텍과 시냅틱스가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어센텍과 시냅틱스 외에도 스웨덴의 FPC(FingerPrintCards), 넥스트바이오멕틱스(NextBiomectics), 노르웨이 IDEX, 대만 이지스테크(EgisTech), 중국 구딕스(Goodix) 등이 지문인식 센서를 내놓고 있다. 올해부턴 애플과 삼성전자 외에도 다양한 모바일 완성품 제조업체들이 자사 프리미엄 제품에 지문인식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체 시장 확대는 물론 이들 개별 업체들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격 하락은 극심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갤럭시S5에 탑재됐던 스와이프(Swipe) 방식 센서는 이미 1달러대 아래로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 센서의 ASP는 2달러에 근접해 있었다.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 탑재된 터치(Area) 방식 지문인식 센서도 4달러대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2달러대 초반까지 ASP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중저가에선 스와이프, 고가형에선 터치 방식이 주로 탑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선보인 갤럭시S6에 스와이프 대신 터치 방식 지문인식 기술을 내장시켰다.
퀄컴의 시장 참여
무선통신 모뎀칩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퀄컴도 지문인식 시장에 참여한다. 퀄컴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초음파(Ultrasonic) 스캔에 기반을 두고 있는 지문인식 기술인 ‘스냅드래곤 센스ID’를 발표했다. 퀄컴의 지문인식 기술은 초음파를 통해 3차원(D)으로 지문을 검사한다. 따라서 땀, 로션 등 각종 오염물질로 손이 더럽혀져 있더라도 빠르고 정확한 인식이 가능하다. 초음파 방식은 기존 광학(Optical) 및 온도(Thermal) 방식 대비 원가가 다소 높은 것이 흠이지만 유리,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스틸, 사파이어,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와 호환되기 때문에 스마트폰 및 태블릿 제조업체들이 보다 쉽게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퀄컴의 시장 참여는 범용 지문인식 센서 1위 업체인 시냅틱스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퀄컴은 모바일 기기의 핵심 부품인 무선모뎀칩과 AP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데다 관련 시장의 점유율 역시 독보적이서 ‘묶음상품’으로 지문인식 센서를 판매한다면 시냅틱스는 기존 고객과 잠재 고객군을 다수 빼앗아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지문 데이터는 철저한 보안이 생명인데, 퀄컴은 자사 AP의 높은 보안 능력(애플의 경우 AP에 보안 영역을 만들어 지문 데이터 저장)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센스ID가 스냅드래곤 810, 425 기반 스마트폰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며 올 하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 구딕스의 활약도 눈여겨봐야 한다. 구딕스는 범용 스마트폰 AP 2위 업체인 대만 미디어텍으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은 기업이다. 미디어텍은 중저가 AP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으므로 퀄컴과 동일한 형태로 영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M&A, 또 M&A
지문인식 센서 업계에는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M&A) 태풍이 휘몰아쳤다. 애플은 자사 모바일 기기에 지문인식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어센텍을 인수했고, 시냅틱스 역시 관련 업계에서 유력한 기업이었던 밸리디티를 인수하며 시장에 뛰언들었다. 퀄컴이 초음파 기술에 기반을 둔 스냅드래곤 센스ID를 상용화할 수 있었던 이유도 2013년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울트라스캔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미디어텍 역시 중저가 시장을 잡기 위해 중국 구딕스에 지분 투자를 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핀테크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문을 포함한 생체 인식 시장은 이제 개화기에 접어들고 있다. 홍채, 땀샘구조, 혈관 등 개인의 독특한 생체 정보를 인지하는 기술 시장이 열릴 때, 지문인식 센서 분야의 M&A 사례를 참조하는 기업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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