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시장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넷마블게임즈가 지난달 12일 출시한 ‘레이븐’으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시장을 달궈놓았다. 조만간 주요 게임사들이 잇달아 모바일게임 시장 진입을 타진할 것으로 보여 시장 변화에 이목이 쏠려 있다. 경쟁에서 밀린 게임사들에겐 이른바 ‘잔인한 4월’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국내 주요 게임사의 출시예정작을 소개하고 시장 현황을 진단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캐주얼→미드·하드코어’ 트렌드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퍼즐 등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게임 시장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업체들이 적은 이용자로도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역할수행게임(RPG)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를 보면 미드·하드코어 장르의 대표 격인 RPG가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8월 ‘몬스터길들이기’가 카카오게임으로 나와 모바일 RPG 시장을 연 뒤 흥행 사례가 꾸준히 이어진 결과다. 최근 들어선 캐주얼 장르의 흥행작이 전무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RPG가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물론 애니팡2, 쿠키런 등의 캐주얼게임도 매출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를 업계 일반의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 두 게임의 경우 초창기 시장 선점을 통해 크게 성공했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흔치 않은 경우다.
이처럼 게임업계가 RPG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에서 캐주얼 장르를 훌쩍 앞서기 때문이다. 게임별로 또 흥행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나 보통 캐주얼 장르는 1만원대, RPG는 3만원대 이상 ARPU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ARPU만큼 중요한 ‘구매전환율’도 RPG를 시장 대세로 만든 이유다. 구매전환율은 이용자 중 유료 구매를 한 비율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캐주얼게임은 100명 중 1명 정도가 유료 이용자라고 보면 된다”며 “RPG 등 미드·하드코어 게임의 경우 구매전환율이 좋게 나타날 경우 10%가 나오기도 한다. 돈을 쓰는 사람이 100명 중 10명이라는 얘기”라고 현황을 전했다.
여기에 점점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도 ‘RPG의 대중화’를 불렀다. 최근 시장에선 ‘더 이상 1000만 게임이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모바일게임 수명이 길어지고 많은 수의 신작이 쏟아지다보니 한정된 이용자 기반을 두고 시장 다툼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뺏고 뺏기는’ 제로섬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 이유다.
PC온라인게임의 발전상을 되짚어보면 앞으로 모바일게임 시장도 RPG가 ‘대세’인 트렌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게임 장르 간 결합과 새로운 콘텐츠의 시도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엔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끈 적진점령(AOS) 장르가 모바일 플랫폼으로도 나오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 특유의 직관적 조작과 접근성을 강조한 캐주얼게임도 여전히 시장 한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RPG에 확실히 신경을 쓰는 추세는 맞다. 그렇지만 기존 RPG에도 변화를 주고 게임 장르를 결합하는 등 업계가 많은 고민을 이어가는 중”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본다면 캐주얼 등 다양한 장르에 계속적으로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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