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청와대의 케이블TV협회장에 윤두현 전 홍보수석을 내정했다는 소식에 케이블TV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케이블TV협회장 선출은 케이블TV 업계가 결정한다. 주요 사장단이 모여 추대하거나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선출해왔다. 하지만 이번 윤두현 전 홍보수석 내정의 주체는 청와대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중간에 다리를 놓은 메신저는 미래창조과학부다. 청와대와 주무부처가 민간 협회장 선출에 나선 것이다.
케이블 업계는 윤 전 수석 내정설에 당황해 하는 눈치다.
민간협회장은 누가 내정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중간중간 낙하산 논란이 있었어도 이렇게 대놓고 '청와대 내정', '미래부 개입'논란이 불거진 적은 없었다.
협회장은 업계 대표들이 모여 적합자를 추리고 때로는 경쟁을 통해 선출되기도 한다. 현 협회장인 양휘부 회장도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경쟁자를 누르고 선출됐다.
그동안 정통부, 방통위 고위 공무원 출신을 비롯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렸고 업계도 그 후보군 내에서 평가를 하곤 했다.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 후보에 윤 전 수석은 없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케이블TV 업체의 한 대표는 "갑자기 그 분 이름이 나왔는데 당혹스러웠다"며 "그 분이 어떤 역량을 갖고 있는지,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어찌됐든 SO, PP 업계가 모두 모여 협회장 선출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며 "아직 구체적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절차와 원칙에 의해 여러 후보에 대해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내정했다 하더라도 윤 수석이 협회장 자리를 차지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기본적으로 케이블TV 업계가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지만 복수의 지원자가 있을 경우 경쟁 PT를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관계 인사들이 뛰어들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청와대에서 특정 인사를 추천한 마당에 관계 출신이 경합하겠다고 뛰어드는 것은 공무원 사회에서 발생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업계 출신 인사들이 출사표를 낼 가능성은 여전하다. 또한 현 양휘부 회장도 연임 생각이 있다. 또한 단독 후보라 하더라도 이사회에서 승인할지는 알 수 없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윤 수석이 협회장에 올지 아니면 다른 인사가 오게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중요한 것은 재송신, 합산규제 등 업계의 현황을 잘 알고 어려움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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