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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기저귀, 정보전자 기기에도…LG화학의 생활 속 발견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조립식 블록완구인 레고는 LG화학의 ABS로 만들어진다. ABS는 합성수지의 일종으로 내열성과 내충격성, 전기적 특성이 우수한 고기능성 플라스틱이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아크릴로니트릴(Acrylonitrile), 부타디엔(Butadiene), 스타이렌(Styrene)이 주 재료다. 2차 가공성이 뛰어나 다양한 모양으로 성형이 가능하며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ABS는 레고와 같은 완구류 뿐 아니라 자동차, 가전, 정보통신(IT) 기기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나의 예로,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냉장고의 외부케이스도 ABS로 만들어진다. 충격을 잘 흡수하고 변형 및 튀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세계 ABS 시장 1위 업체로 한국과 중국에 총 1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LG화학의 고흡수성수지(SAP) 소재는 일회용 기저귀에 들어간다. 일회용 기저귀가 부피감은 적으면서 흡수력이 높은 이유는 바로 SAP 덕분이다. SAP는 자신의 무게보다 약 500배 많은 양의 물을 흡수한다. 단 4g정도의 SAP만 있어도 2리터(L)의 물을 모두 흡수할 수 있다. SAP이 이렇게 많은 물을 흡수할 수 있는 이유는 밀가루 같은 분말가루 형태의 분자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이 접촉되면 SAP의 분자구조는 분말가루 형태에서 말랑말랑한 겔 형태로 바뀐다. 흡수된 물 분자는 사슬 모양의 분자구조 안에 갖혀 외부로 새어나오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SAP은 유아용 기저귀나 여성용품, 성인용 기저귀 등에 흡수제로 사용되고 있다. 이전까지 기저귀 소재로 많이 사용됐던 탈지면이나 무명천은 흡수량이 적고 압력을 가하면 쉽게 배출됐던 탓에 최근에는 SAP이 고흡수성 소재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흡수력만 뛰어나선 안 된다. 아기가 어떤 자세에서 용변을 보더라도 수분을 잘 흡수해야 하며, 압력이 가해졌을 때 흡수된 수분이 다시 새어 나오지 않아야 한다. 투과성도 중요하다. 분비물이 깊숙하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로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이 특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려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LG화학은 자체 기술로 이 모든 기준을 충족하는 ‘고투과성 SAP’를 개발해 다양한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정보전자 제품에도 LG화학의 소재 제품이 두루 활용된다. 터치 소재가 대표적이다. 터치는 입력을 어떻게 감지하느냐에 따라 방식이 나눠진다. 최근 대세는 사람의 몸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로 입력을 감지하는 ‘정전용량’ 방식이다. 이 방식을 구현하려면 인듐주석산화물(Indium Tin Oxide Film) 필름이 필요하다. 터치패널의 핵심 소재인 ITO 필름은 유리나 PET 위로 인듐과 주석을 얇게 입혀 전기가 통하도록 만든 필름으로 입력 좌표를 알아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금속 재질의 ITO를 얇고 부드러운 필름 위로 증착하려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LG화학은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ITO필름 양산에 성공해 터치패널 핵심소재를 국산화했다.

배터리는 LG화학의 미래 성장동력이다. 이미 LG화학의 배터리는 스마트폰 등 소형 모바일 기기부터 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같은 대형 제품에도 두루 탑재되고 있다. 최근에는 웨어러블 기기를 겨냥해 초슬림 및 커브드, 케이블 배터리를 선보였다. 초슬림 배터리는 자체 특허 기술인 ‘Stack & Folding 구조’를 적용, 2mm의 얇은 두께를 구현했다. 1개 이상의 Bi-cell을 분리막 위에 쌓고(Stack), 접는(Folding) 구조다. 이를 통해 전지 내부밀도를 증가시켜 사용공간을 최대화할 수 있다. 커브드 배터리는 곡선 형태 IT 기기에 최적화된 형태로 휘어진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스마트 안경 등에 탑재 가능하다. 초슬림 및 커브드 배터리는 이미 양산 중이며 LG전자의 스마트폰에 탑재가 이뤄지고 있다. 신체 곡률에 따라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케이블 배터리의 경우 수년 내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LG화학은 내다보고 있다.

LG화학 측은 “고객이 사용하는 제품을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LG화학의 기술력과 소재들은 다양한 제품 속에 녹아들어 삶을 더 편리하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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