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사기방지시스템(FDS)는 우리나라에서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활성화됐지만 외국의 경우 보험업계가 더 빨리 도입했다.
외국의 경우 개인정보 유출과 전자금융거래 사고 발생 시 금융사가 우선 소비자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융사들이 전자금융거래 등 온라인 환경에서 벌어지는 사고에 대해 미리 보험사에 보험을 들어놓는 ‘사이버 배상책임보험’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사이버 배상책임보험(Cyber Liability Insurance)은 e비즈니스, 인터넷 네트워크 및 정보 자산 등 사이버 리스크와 관련해 계약자와 제3자의 리스크를 담보하는 보험이다.
해외의 금융사들은 정보유출로 인한 피해와 사기 등 금융 사고를 입었을 때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게 먼저 보상해주고 보험사로부터 손실액을 보전 받는다. 보험사는 향후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소재를 따져 책임 있는 기업, 혹은 개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구조다.
보험사로선 보험액 지급의 투명성과 사기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고객인 금융사의 사이버 리스크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춘다. 무엇보다 보험사들은 피해금액을 지급하기 전에 미리 사기행위나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FDS를 진화시켜 왔다.
의외로 해외에서 일어나는 전자금융사고가 우리나라 은행권에서 벌어지는 금융사고 빈도수보다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금융사가 배상액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선 보상하는 시스템이 갖춰지게 된 것은 보험사에 사이버 배상책임 보험을 들었기 때문이다.
또 이는 보험사가 지급액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사기나 금융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FDS를 치밀하게 구축하는 데 투자하도록 만든다. 결과적으로 금융 시스템 전체가 사기와 같은 금융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사이버 배상책임보험에 대한 금융사들의 가입률이 떨어진다.
물론 국내에도 사이버 배상책임보험이 나와 있긴 하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9월 발간한 ‘해외 사이버 배상책임보험시장 성장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는 개인정보 유출 관련 전자금융거래 배상책임보험, 공인전자문서 보관소 배상책임보험, 집적정보통신시설 사업자 배상책임보험, 개인정보 유출 배상책임 보험, e-biz 배상책임 보험 등이 있으며 시장 규모는 연간 241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국내 사이버 배상책임보험은 대부분 의무보험으로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수준은 미미한 상황이다. 실제로 2010년 기준 사이버 배상책임보험 보험료는 78억원으로 손해보험 전체 보험료 51조원의 0.015%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사이버 위험과 사이버 보험에 관한 연구 논문(김소연 외)’에 따르면 약관에 다양한 면책사유 포함, 법원의 친기업적 판결로 인한 손해 발생사례 부족, 낮은 위자료 판결 액수, 그리고 담보하는 리스크의 다양성 부족이 사이버 배상책임보험의 시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보안 분야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기조가 금융사 자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사들도 사이버 배상책임보험에 대한 관심을 더욱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안사고에 대해 선제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이로 인한 금융사고가 발생할 때 소비자들에게 선 보상해주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한 금융사에 돈을 맡긴 고객의 통장에서 1억원이 넘는 금액이 빠져 나간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금융사고는 발생했지만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 오리무중인 가운데 약자인 소비자의 피해가 늘고 있다.
금융사고의 상당수가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선 보상 후 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사이버 배상책임보험 활성화의 적극적인 육성이 필요해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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