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단말구입비 43.2% LG전자에 지출…4분기, 아이폰 변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유플러스 고객은 유독 LG전자 제품을 좋아하는 것일까. 3분기 역시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KT에 비해 LG전자 제품 구매에 공을 들였다. 3분기 상품구입비 절반 가까이를 LG전자에 썼다. 3분기 시장 상황과 LG전자 점유율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다. LG유플러스와 LG전자의 관계는 국정감사 도마 위에까지 오르는 등 휴대폰 시장 왜곡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17일 LG유플러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제19기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LG유플러스와 LG전자의 거래액은 8001억원이다. 거래액은 매입과 매출을 합한 수치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3년 사업보고서부터 매출과 매입 구분을 하지 않는다.
LG유플러스와 LG전자 거래액 8001억원을 예년 기준에 따라 세분화 하면 LG유플러스가 7981억원 매입 20억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총 1조7165억원의 단말구입비를 지출했다. LG전자에 쓴 돈은 전체 단말구입비의 46.5%다. 단말구입비는 거의 스마트폰 구입에 이용한다.
3분기 통신시장은 냉각기였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몸을 사렸다. 당연히 스마트폰도 덜 팔렸다.
3분기만 보면 LG유플러스와 LG전자의 거래액은 2214억원이다. LG유플러스가 LG전자에 대한 매출은 5억원 매입은 2209억원으로 분석된다. 3분기 LG유플러스의 단말구입비는 총 5103억원. LG전자 비중은 43.2%다. 이 시기 LG전자의 국내 점유율은 20%가 넘었다. 팬택의 빈 자리를 LG전자가 채웠다. 팬택은 지난 6월부터 LG유플러스에 제품 공급을 하지 못했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와 거래가 스마트폰만인 것이 아니다”라며 “070플레이어, 홈보이, 셋톱박스 등 다른 제품도 많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단말구입비가 아닌 전체 상품구입비 측면에서 봐도 LG전자 비중은 40%가 넘는다. 3분기 상품구입비 42.0%가 LG전자 몫이다. LG유플러스의 해명처럼 유선상품 서비스 기기까지 LG전자를 우선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대부분 유선상품은 가입자가 기기를 선택하기보다 업체가 설치해주는 것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전화 인터넷TV(IPTV) 등 협력사도 LG전자 말고 다양하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LG전자 부당지원 의혹은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LG유플러스와 LG전자 간 과다한 내부거래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왜곡할 수 있고 결국 시장의 유효한 경쟁을 배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노대래 공정위 위원장은 “LG유플러스의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아직 공정위 조사 시작은 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4분기도 이 추세를 유지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LG유플러스는 4분기 애플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가 애플 제품을 유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는 대대적 출시 행사 등 적극적인 아이폰 바람몰이 중이다. 11월 초 일어난 ‘아이폰 대란’도 LG유플러스가 촉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LG유플러스가 아이폰을 많이 팔수록 LG전자 스마트폰의 설 자리는 좁아진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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