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력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부산시와 함께 국책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이달 말 기획재정부로부터 예비타당성 사업으로 확정된 뒤 내년 5월 시행 여부가 최종 결정되면 향후 7년간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 사업이어서 시행 여부에 관한 국내 대학 및 연구소, 팹리스 반도체 업계 등 관련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부산시와 공동으로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개발 및 기반구축 사업’을 기획하고 내년도 국책사업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변환, 제어하는 반도체 소자를 의미한다. 자동차, 공업제품, 통신, 가전제품, 모바일 기기 등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에는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정부가 다양한 시스템반도체 제품군 가운데 전력반도체 분야를 콕 찝은 이유는 세계 시장 규모가 적지 않은데다 아직 과점 체제가 형성되지 않아 우리 기업들의 시장 진입 여지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153억7200만달러였다. 1위 업체인 독일 인피니언의 지난해 매출액 점유율은 12.3%로 미쓰비시(7.2%), 도시바(6%), ST마이크로(5.8%), 페어차일드(5.5%)가 그 뒤를 따른다. 6위부터 20위 업체의 매출액 점유율은 1~5% 사이로 ‘혼전’ 양상이다. 이혁재 산업기술평가관리원 PD는 “전력반도체는 몇몇 업체가 독주하고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의 분야와는 달리 우리 기업들이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산업부와 부산시가 기획한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개발 및 기반구축 사업의 총 예산은 2333억원이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소자 설계 등 연구개발(R&D)에 1148억원, 공정 개발 등 기반구축에 1185억원이 배정돼 있다. 소자 설계 부문에선 질화갈륨(GaN) FET, 실리콘카바이드(SiC) FET, 차세대 IGBT(Insulated-Gate Bipolar Transistor), 고효율 모스펫(MOSFET) 등 화합물 전력반도체 소자 개발 4개 과제와 패키지 및 모듈 분야로 과제가 집중된다.
기반구축 사업 예산은 부산에 투입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기장군에 45만평 규모로 조성되고 있는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 내에 전력반도체 전용 공정 기반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근 4만평 부지를 별도 확보해 관련 전력반도체 업체의 입주를 유도할 예정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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