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다음카카오가 시중은행들과 협력해 선보인 간편 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가 오픈 한달 만에 순 가입자 수 120만명을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1월 약관변경을 통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서비스 손질에 나선다.
7일 다음카카오와 은행권에 따르면 오는 11월 6일부터 개정된 뱅크월렛서비스 이용약관과 뱅크월렛서비스 온라인가맹점 약관이 적용된다.
특히 이번 약관 개정을 통해 ‘카카오삥’ 등 그동안 업계 일각에서 제기돼 온 카카오페이를 통한 악용사례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신경을 썼다. 하지만 스마트폰 분실로 인한 피해금액에 대한 은행면책 조항이 그대로 유지되는 등 은행권의 입장은 그대로 반영됐다.
우선 뱅크월렛서비스 이용약관 중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미성년자의 이용 제한은 보다 강화됐다.
제7조 ‘이용신청에 대한 승낙의 제한’ 항목에서 기존 14세 미만 아동에 대해서만 서비스를 제한할 수 있다는 항목에 ‘만19세 미만의 회원의 경우 청소년층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일부 서비스가 제한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한 것.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는 학교폭력 관련 악용 등의 피해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미성년자 회원의 경우 일부 서비스가 제한될 수 있음을 알리는 문구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카카오페이의 이용 편의성이 오히려 악용될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휴대폰을 이용한 자금이체가 이전보다 간편해짐에 따라 강압에 의한 송금 및 휴대폰 분식에 따른 부정사용 등의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는 학생들 대부분이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초중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억압에 의해 자금이체를 강요받는 ‘카카오삥’ 등의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이를 억제할 수 있는 보완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는 보완장치의 일환으로 19세 미만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 사전 제한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억압에 의해 자금이체를 하는 경우 피해학생이 부모님의 스마트폰을 통해 이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만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은행권에 유리한 약관은 그대로 유지됐다. 오히려 네트워크 기반 결제서비스에 대한 은행의 면책 조항을 신설하는 등 은행에 유리한 거래 조항이 추가됐다.
기존 약관 35조 2항에선 ‘분실 또는 도난 등 사고신고 당시 모바일 머니에 이미 충전되어 있던 금액에 대해 은행은 현금의 분실 또는 도난에 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현금에 준하는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변경된 약관에선 네트워크형 뱅크머니를 발급받은 회원은 분실 도난 신고전에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항목이 신설됐다. NFC형 뱅크머니를 사용하던 네트워크형 뱅크머니를 사용하던 스마트폰 분실 당시 충전된 금액에 대해선 은행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다.
업계에선 스마트폰 분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이 같은 약관은 은행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항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택시나 요식업소 등에서 휴대폰 분실 시 이의 부정사용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정장치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을 분실하더라도 부정사용을 막을 수 있는 간편결제에 사기방지시스템(FDS)의 선제적 도입이 시급하다는 관측이다.
한편 다음카카오는 이번 약관 개정을 통해 시스템 장애나 시스템 보안성 취약 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은행이 원칙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문구를 추가해 접근매체 위변조에 관해서만 규정했던 기존 약관 사항을 강화했다.
이용약관의 명확성 제고를 위해 제휴사 정의와 결제 취소시 환불시점, 부가서비스 관련 책임 근거를 명확화하는 한편 개인정보보호법의 규율 내용을 반영해 약관 조항을 보다 명확히 하고,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와 관련해 처리되는 개인정보에 대한 조항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상일 기자>2401@dd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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