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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SW, 좋은 회사가 돼야 만들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여러분의 회사가 조직돼 있는 방식에 따라 만들어집니다. 좋은 소프트웨어는 좋은 회사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29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개최된 네이버의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DeView) 2014’에서 기트허브의 엔지니어 ‘필학(Phil Haack) 씨’의 강연 내용이다. 그는 “소프트웨어는 세상을 바꿨고, 소프트웨어는 지금도 세상을 바꾸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필학 씨는 온라인 코드공유 사이트 기트허브의 매니저 엔지니어로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일한 바 있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기업은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어한다. 이를 통해 세상의 발전에 기여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고, 교육을 통해 내부 기술력을 높이려고 한다.

그러나 필학 씨는 이보다 회사의 운영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시스템을 설계하는 집단은 그 집단이 가진 의사소통 구조와 유사한 시스템을 설계하게 된다는 콘웨이의 법칙을 인용했다. 복잡한 회사는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IT기업의 조직구조에 대한 풍자
글로벌 IT기업의 조직구조에 대한 풍자

필학 씨는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제1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1원칙에 대해 “핵심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업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회의’에 대해서도 그는 부정적이었다. 그는 “많은 직원들이 회의한 것을 일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회의는 일한 시간이 아니고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한 시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고컬트를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고컬트는 2차대전이 끝난 후 남태평양 섬에 떨어지던 미군의 보금품이 끊기자 원주민들이 화물이 계속 떨어지길 바라며 제사를 지냈다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 원주민들은 왜 화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지 본질을 모른 채 화물수송기를 모형으로 만드는 등 엉뚱한 행동을 했다.

필학 씨는 “많은 기업들이 카코 컬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회사가 하니까 막연히 따라하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페이스북을 따라한다고 페이스북처럼 성공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페이스북이 성공한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겉모습을 따라해봐야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는 “남들이 한다고 따라하지 말고 본질이 무엇인지 제1원칙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남태평양에 비행기가 날아온 현상만을 보지 말고 왜 날아왔는지 근본원인을 파악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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