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2일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넷 규제 개선에 대한 정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선 원칙 없는 인터넷 규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수차례 나왔다. 인터넷 실명제부터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액티브엑스, 전자상거래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정부 규제에 비판이 제기됐다.
유승희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인터넷 실명제의 폐해로 “국내 사업자를 죽이고 유튜브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결과만 초래했다”고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사례를 들었다. 인터넷 실명제 시행 전 2%에 머물던 유튜브의 시장 점유율이 74%까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우리나라만 있는 현상”이라고 꼬집은 뒤 “자유로운 인터넷 시장의 바다가 열린다면 자율규제와 상생할 수 있는 문화가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 형성된다고 굳게 믿고 있다”며 “이 자리가 기업 간 규제 불균형을 없애고 규제 원칙을 확립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뒤이어 나선 안문석 한국인터넷포럼 의장은 “이제 지혜로운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어야 할 때가 왔다”며 “코스트(비용)와 베니핏(이익)을 기준으로 설정해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 덧붙여 안 의장은 “인터넷은 창의가 살아 숨쉬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규제 개선의 취지를 역설했다.
◆인터넷 정책 컨트롤타워 있어야=권헌영 광운대학교 교수는 주제발표에 나서 규제 일관성을 위한 정책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교수는 “컨트롤타워가 대표해서 인터넷 정책을 얘기하게 해야 한다”며 “개별적 기관에서 규제하다보니 경쟁이 벌어지고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더 센 것(규제)을 가져온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또 권 교수는 “인터넷에 맞게 규제를 해야 한다”며 “해외와 칸막이 없이 경쟁하는데 우리만 규제하거나 (이용자가) 규제를 우회하는데도 여기서 규제한다고 비용을 높이거나 창조적 혁신 자체를 부정하는 규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전자상거래 규제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아마존에선 원클릭으로 결제가 가능하고 애플 아이튠즈도 음악 구매하는 게 대단히 편하다”며 “그런데 한국에선 액티브엑스에 안심클릭도 깔아하는 등 그런 상황에서도 구매를 하고 있는 국내 소비자들이 대단하다”고 정부 규제를 에둘러 비판했다.
또 이 교수는 국내 거대 자본을 향해 인터넷 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구했다. 그는 국외 자본에 종속된 국내 인터넷 산업을 언급하면서 “한국 자본이 통 크게 사줘야 한다. 신발(투자)이 작다. 발이 창을 뚫고 나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본·플랫폼에 종속…“게임업계 돌파구가 없다”=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성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사무국장은 게임업계의 현실을 빌어 정부 규제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국장은 “국내 기업 대부분이 중국 자본에 종속돼 있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도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며 “이런 와중에 정부가 규제를 얘기하는데 (국내 업체가 아닌) 중국 업체나 글로벌 사업자들을 불러서 얘기하면 될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어서 김 국장은 “산업 이미지가 바닥인데 자본, 플랫폼도 다 종속돼 있어 돌파구가 없다”며 “인력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김 국장은 “미국 의회도서관은 온라인게임을 만들어 독서진흥 정책을 취하고 있다”면서 “국내는 게임을 부정적 이미지로 간주하다보니 활용하려는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게임의 순기능에도 주목할 것을 정부에 당부했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인터넷은 이미 단일화된 글로벌 생태계”라며 “해외 이용자들이 (국내 서비스가) 불편하다면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해외 이용자 확보에 대한 업계 어려움을 강조했다.
김윤태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부회장도 “갈라파고스 규제는 안 된다”며 “국경 없이 무역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정책이 돼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현철 미래창조과학부 네트워크기획과장은 지난해 정보기술(IT)업계에서 규제 철폐 요청을 받은 52건의 규제 개선안과 관련해 “오는 6월말 2차 규제개선 논의가 예정돼 있다”며 “규제 목적의 정당성을 3자적 입장에서 살펴보고 합리적 개선안을 도출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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