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웹보드게임 주요 사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행 한달을 넘긴 ‘웹보드게임 사행화 방지 대책’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7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회의실에서 게임기자연구모임 주최로 웹보드게임 사업자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자리엔 김종일 NHN엔터테인먼트 정책팀 부장, 황성섭 네오위즈게임즈 정책팀장, 조민상 CJ E&M 넷마블 대외협력팀장이 참석했다.
이날 업체들은 이 같은 자리가 마련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를 보였다. 발언이 잘못 전달돼 정부 기관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인터뷰에서 특정 사업자가 부각되는 것에도 상당히 예민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웹보드 규제 이후 매출·이용자 감소=우선 웹보드 3사는 규제 여파가 상당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매출 하락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감소폭이 적지 않다는 것엔 3사가 동의했다.
한 업체는 “1분기 매출엔 규제 시행 후 한달하고 1주일이 반영되는데 ‘얼마 안 빠졌네’하는 반응이 나올까봐 두렵다”며 “2분기 매출이 발표되는 8월초까지 가면 업체들은 패닉상태가 될 것”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당초 규제 취지였던 불법환전 감소에 대해선 “분명 효과가 있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이에 대해선 “불법환전을 잡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다수 정상적 이용자까지 같이 나가고 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한 업체는 웹보드게임 무료 이용자가 95% 수준이라고 밝혔다. 무료 게임머니만 사용하는 이용자들이다. 이 업체는 “코어 이용자 등 특정 계층이 아닌 이용자의 전반적인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업체는 “여기에서 더 (규제) 변화가 오면 사람들이 떠날까 두렵다”며 “고객에게 미치는 충격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판돈제한 걸릴까…‘패보기 게임’으로 변질=업체들은 규제 시행 후 포커게임이 ‘패보기 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는 현황을 전했다. 이는 한판당 3만원의 판돈 제한과 하루 10만원의 손실한도가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보통 좋은 패가 나올 경우 앞선 사람보다 더 많은 액수를 베팅하는 ‘레이즈’가 이어지는데 최근엔 최소금액만 거는 ‘삥’이 이어지고 있다. 판돈제한이나 손실한도 때문에 몸을 사리게 되는 것이다.
업체는 “이번 규제의 일부 항목은 게임성을 잘 발현하지 못하게 손발을 묶어놓고 있다”며 “아는 사람과 하지도 못하고 여러 번 잃다가 한번에 만회할 수 있는 기회도 하루 뒤에 가질 수 있는 등 게임성을 억누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천만원 잃었다’ 주장은 불법거래로 인한 피해=업체들은 웹보드게임으로 ‘수천만원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이용자들의 피해액은 모두 불법거래로 인한 것이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이는 웹보드게임 사업자들이 수년전부터 월 30만원 결제한도의 자율규제를 시행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불법환전이 없으면 월 30만원을 넘게 잃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업체는 “불법환전은 장외시장 영역에서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된 것”이라며 “불법이용자가 머니상과 공조해 승패조작으로 게임머니를 수수하고 은행으로 머니상에게 계좌이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업체는 사회 일각에서 바다이야기와 웹보드게임을 연결 지어 비교하는 것에 대해 “바다이야기는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도박이다. 아웃풋(결과)이 환가성이 있는 상품권이기 때문”이라며 “웹보드는 환금급이 일체 없고 서버안의 숫자만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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