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대표적인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이 한 자리에 모여 기능을 뽐내는 흥미로운 세미나가 열렸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21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공개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주제로 오픈테크넷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큐브리드, 마리아DB(SkySQL), 마이SQL(오라클), 프로그레SQL(엔터프라이즈DB) 등 국내외 대표 오픈소스 DB들이 참석해 각자의 개성을 자랑했다. 하지만 경쟁 관계에 있는 소프트웨어들인 만큼 약간의 신경전도 감출 수 없었다.
DB 업체 중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큐브리드 정병주 대표는 아직은 대중에게 덜 알려진 큐브리드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뒀다.정 대표는 이어 “큐브리드는 1992년에 1.0 버전이 나온 제품”이라면서 “마이SQL보다 더 오래전부터 개발돼 성숙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이어 “큐브리드는 5년 전 오픈소스로의 전환 이후 마이SQL과의 호환성을 높여 현재 90% 이상의 호환성을 확보했다”면서 “앞으로는 오라클과의 호환성도 높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큐브리드의 고가용성(HA) 및 대용량 분산처리 기능도 소개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큐브리드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업체는 네이버로 현재 네이버의 160개 서비스에서 활용되고 있다. 블로그, 카페, 네이버me, N드라이브 등 핵심 서비스를 비롯해 네이버 내부의 IT시스템 모니터링에도 사용된다. 이 외에 정부통합전산센터의 G클라우드에도 도입됐으며, 국방부의 클라우드 사업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스카이SQL의 패트릭 샐너 대표는 마리아DB를 소개했다. 마리아DB는 마이SQL 주축 개발자들이 독립해 만든 새로운 오픈소스 DB로, 마이SQL과 거의 유사한 것이 특징이다.
샐너 대표는 “마리아DB는 마이SQL과 완벽하게 호환된다”면서 “마이SQL에 있는 기능은 마리아DB에 다 있을 뿐 아니라 마이SQL에 없는 기능도 마리아DB에는 있다”고 말했다.
샐너 대표는 이어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야후, 바이두, 위키피디아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은 모두 마리아DB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마이SQL을 사용할 때보다 성능이 좋아졌다고 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샐너 대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도 마리아DB를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톡이다. 마이SQL을 사용하던 카카오톡은 마리아DB 및 퓨전IO 스토리지로 교체한 이후 성능이 5배 이상 향상됐다고 샐너 대표는 밝혔다. 카카오톡 이외에 다음, 네이버, 티켓몬스터, SK텔레콤, 삼성, 네오위즈 등도 마리아DB 사용 기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마이SQL 소개를 위해 연단에 오른 오라클 카지야마 류스케 매니저는 “시장에 가짜 정보들이 돌아다니고 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인기있는 오픈소스 DB는 여전히 마이SQL”이라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이SQL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라클이 마이SQL을 죽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오라클이 인수한 이후 마이SQL의 기능이 많이 늘어났고, 마이SQL 역사상 가장 많은 개발자가 투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마이SQL은 테스팅에만 400명이 매달리고 있다.
그는 또 구글이 마이SQL을 버리고 마리아DB로 갈아탔다는 정보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구글, 페이스북, 링크드인, 트위터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웹스케일SQL은 마이SQL의 튜징 버전”이라면서 “웹스케일SQL은 마리아DB가 아닌 마이SQL5.6 버전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레SQL을 발표한 엔터프라이즈DB의 신 도허티 수석 부사장은 “프로그레SQL은 오라클, DB2, SQL 서버와 같은 대기업용”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주로 오라클을 겨냥했다.
도허티 부사장은 “오라클이 제공하는 기능을 대부분 프로그레SQL도 제공하고, 마이그레이션도 쉽다”면서 “오라클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DB 비용을 80% 절감하고, 그 자금을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신기술에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레SQL의 국내 대표 사례는 KT다. KT는 휴대폰 선주문 시스템에 프로그레SQL을 사용하고 있으며, 기존 오라클 DB를 교체한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김태열 팀장은 인사말에서 “오픈소스소프트웨어는 무료가 아니다”면서 “오픈소스소프트웨어의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비즈니스 모델을 상용 소프트웨어의 유지관리처럼 인식하는 기관이 많은데, 유지관리가 아닌 일종의 보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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