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4 현장은 사물인터넷(IoT)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웨어러블 기기에서부터 스마트가전, 스마트카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기가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이 열리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 움직임의 중심에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리눅스(Linux)다. 3D 프린터에서 무인 비행기, 전화, 태블릿, TV, 전기 냄비 등까지 리눅스는 CES 2014 전시회장의 모든 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리눅스는 사물인터넷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오래 전부터 임베디드 기기에 탑재돼 왔기 때문에 가장 토대가 튼튼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라즈베리파이 같은 원보드 마이크로 컨트롤러에 리눅스가 사용되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인텔도 자사의 쿼드코어 CPU와 리눅스를 탑재한 갈릴레오를 출시한 바 있다.
리눅스의 가장 큰 강점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라는 점이다. 덕분에 대부분의 IT업체들이 보편적으로 리눅스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눅스재단을 중심으로 가전업계가 뭉쳐 하나의 표준 플랫폼으로 만들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해 말 리눅스재단과 퀄컴, 하이얼, 샤프, 파나소닉, LG전자, 시스코 등 23개 업체가 참여한 IoT 연합체인 ‘올신얼라이언스(AllSeen Alliance)’을 출범시켰다. 이들은 상호운용이 가능한 장치 및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한 오픈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의 개발에 상호 협력키로 했다. 퀄컴은 이 올신얼라이언스에 자사가 개발한 장치간 연결 기술 ‘올조인(AllJoyn)’의 소스코드를 넘겼다.
이 프레임워크가 보편화 되면 서로 다른 업체들이 만든 디바이스와 서비스, 콘텐츠가 서로 연결될 수 있다. 하이얼이 만든 TV와 LG전자의 냉장고가 연결돼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구글 안드로이드나 삼성전자 타이젠도 넓게 보면 리눅스의 일종이다.
안드로이드는 리눅스 커널을 기반으로 달빅(Dalvik)이라는 가상머신과 자바 라이브러리가 추가된 운영체제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인 구글 글래스에도 안드로이드가 탑재돼 있다. 구글은 지난 2011년 '안드로이드앳홈(Android@Home)'이라는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이는 가정내 모든 장치를 안드로이드 기반의 기기와 연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타이젠 운영체제도 리눅스 계열이다. 리눅스 커널을 기반으로 해 HTML5과 C++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사물인터넷을 위한 운영체제로 지원할 계획이다.
제믈린 리눅스재단 이사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기업 간 협업은 새로운 기술의 진보를 가져오는 촉매제가 됐다"며 "올씬 얼라이언스의 공동 표준 사용으로 가정과 산업 현장의 사물 인터넷 확산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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