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에 대한 점유율 규제가 대폭 완화된 가운데, 수도권 최대 MSO인 씨앤앰에 대한 매각작업이 본격화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방송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현행 케이블TV 가입가구 수 3분의 1 초과금지에서 전체 유료방송 가입가구의 3분의 1 초과금지로 완화했다.
지난해 말 케이블TV방송 전체 가입자 규모는 1484만명으로 예전 규제였다면 가입자 500만을 넘길 수 없었지만 전체 유료방송 가입가구 3분의 1로 바뀌면서 가입자를 830만 수준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가입자 403만의 CJ헬로비전이나, 333만의 티브로드 등 케이블TV 업계의 원투펀치가 인수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더욱 키울 수 있게 됐다.
시행령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자연스럽게 업계의 시선은 씨앤앰에 쏠리고 있다. MBK파트너스·맥쿼리 등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씨앤앰은 늘 시장에 나와있는 상태다. 인수조건만 맞는다면 언제든 매각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
씨앤앰은 지난해 기준으로 17개 SO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입자는 245만명이다. 수도권에 가입자가 집중돼있고, 디지털전환율이 높아 수익성도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매각대금. 맥쿼리 등이 씨앤앰 인수에 투입한 돈은 2조원이 넘는다. 가입자 1명을 확보하는데 100만원 이상의 돈이 들어갔다. 씨앤앰의 가치는 최소 2조에서 최대 3조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너무 부담스럽다.
가입자 1명 확보하는데 100만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현재 유료방송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넉넉하게 잡아 씨앤앰 가입자당 월평균가입자매출(ARPU)이 2만원 정도라고 해도 투자금 회수에 5년가량이 걸린다. IPTV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감안하면 더욱 상황은 불투명해진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생각하는 매각금액과 실제 구매층이 바라는 금액과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며 "덩치가 워낙 큰 만큼, 매각작업이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덩치가 크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분할매각, 컨소시엄 구성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 분할매각은 파는 쪽에서 고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한 MSO 고위 관계자는 "파는 입장에서 분할매각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아마도 고려대상이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MSO 관계자 역시 "덩치가 크기 때문에 분할매각 얘기가 나오겠지만 MSO가 인수할 경우 분할 매각은 별로 메리트가 없다. 그냥 통으로 먹는게 시너지 측면에서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주요 MSO 이외에 씨앤앰을 노리는 곳은 어디가 있을까.
유통업계와 통신사가 잠재적 구매자로 분류되고 있다. 시장에서 이름이 거론되는 곳은 신세계, 롯데, SBS, SK텔레콤 등이다. 신세계, 롯데 등은 유통채널 확보 측면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홈쇼핑채널, 송출수수료 등의 문제가 개입돼 있다. SBS도 플랫폼 영향력 강화 차원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SK텔레콤 역시 유선 및 미디어 사업 강화을 위해 뛰어들 수 있는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다만, KT는 이미 점유율 규제수위에 다다른 만큼,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씨앤앰 주인이 누가되느냐에 따라 방송통신 시장의 판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탄탄한 방송가입자를 기반으로 통신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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