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웹툰 플랫폼인 레진코믹스는 최근 인터넷 업계에서 화제가 되는 회사 중 하나다. 네이버나 다음의 무료 웹툰이 지배하고 있는 시장에서 유료 웹툰을 앞세워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다음에 정면 도전하는 신생벤처의 패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레진코믹스의 특징이 유료 웹툰이라는 서비스적 측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회사 경영진이 자사를 IT 중심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레진코믹스 한희성 대표는 “우리 회사는 기술에 중심을 둔 IT 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 대표는 “아마존, 넷플릭스 등을 보면 서비스 회사이기도 하지만 테크놀로지 회사이기도 하다”면서 “우리도 자체 기술력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겨우 서비스를 시작한 신생 벤처(스타트업)가 모든 분야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시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서비스 개발을 위한 기술인력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것이 사실이다. 서비스 뒷단의 IT인프라스트럭처까지 자체적으로 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최적의 판단은 ‘클라우드’다. 클라우드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기본적인 IT인프라를 직접 갖추지 않고도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존 EC2다. 아마존 EC2는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주도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아마존 EC2의 사용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가격과 기능, 안정성 등의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레진코믹스 권정혁 최고기술책임자(CTO)가 KT계열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익숙한 KT유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도 예상할 수 있는 선택지다.
그러나 레진코믹스는 아마존도 KT유클라우도 아닌 구글 앱 엔진을 선택했다. 구글 앱 엔진은 지난 2008년 처음 출시된 구글의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PaaS, Platform-as-a-Service)다. 아마존이 가상의 컴퓨터를 제공하는 인프라 서비스(IaaS, Infrastructure-as-a-Service)인 반면 구글 앱 엔진은 개발 플랫폼까지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권 CTO는 구글 앱엔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개발이 빠르고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용적 측면에서는 구글 앱엔진이 아마존보다 더 부담되지만 레진코믹스 상황에는 구글 서비스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권 CTO는 “특히 구글 앱엔진의 여러 장점 중 이미지 변환 비용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고 말했다. 웹툰 서비스는 고화질 원본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가 이를 변환해서 웹에 보여준다. 권 CTO는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미지를 변환을 위해서 추가 비용이 드는데, 구글 앱엔진은 이같은 비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권CTO에 따르면 오토스케일링도 구글 앱엔진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레진코믹스는 서비스 특성상 시간대 별로 트래픽이 확연하게 차이난다. 시간대 별로 변하는 트래픽에 맞춰 최적의 컴퓨팅 자원을 할당해야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권 CTO는 “아마존도 오토스케일링을 지원하지만, 구글 앱엔진이 좀더 유연하다”면서 “비용은 아마존이나 유클라우드보다 조금 더 들지만, 구글 앱엔진이 레진코믹스 상황에 더 알맞은다”고 말했다.
플랫폼 클라우드를 활용한 덕분에 레진코믹스는 인프라를 구성하고 서비스를 개발해 출시하는데 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부수적인 IT 문제에 신경쓰는 대신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권 CTO는 “구글 앱엔진이 아마존이나 유클라우드에 비해 비싸지만 시스템 엔지니어 공수를 줄이고, 서비스 개발을 앞당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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