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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 없는 무덤 없다…통신 3사 사상 최대 과징금 억울해, 왜?

- 방통위, 통신 3사 과열 경쟁 면피 발언 ‘질타’…SKT·KT·LGU+, ‘화들짝’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송구스럽다. 다만.”(SK텔레콤) “깊이 반성한다. 다만.”(KT) “죄송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LG유플러스)

이번에도 다를 바 없었다. 27일 통신 3사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 3사 단말기 보조금 지급 관련 이용자이익 침해 행위에 대한 시정조치 의결을 앞두고 이뤄진 의견청취에서 상대방을 과열 경쟁 주범이라고 비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면피성 발언만 앞서고 시정은 없는 것에 대해 질책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자화자찬이 지나쳐 면박을 당했다.

◆SKT, “따라 갔을 뿐”…방통위, “1위 사업자가 할 소리냐”=이날 방통위는 통신 3사에 시정명령과 총 106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은 ▲SK텔레콤 560억원 ▲KT 297억원 ▲LG유플러스 207억원이다. 통신 3사 벌점은 ▲SK텔레콤 73점 ▲KT 72점 ▲LG유플러스 62점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벌점이 가장 높았지만 2위와 격차가 적어 시장과열주도사업자는 뽑지 않았다. 이에 따라 통신 3사 모두 영업정지는 피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 이상헌 상무는 “시장 안정화 노력했지만 사업자 경쟁에서 가입자를 계속 잃게 돼 어려운 측면이 생겼다”라며 “상황에 따라가다보니 주고받고 한 상황에서 (과열 경쟁이) 초래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충식 방통위 부위원장은 “가입자 이탈 얘기하지만 1위 사업자가 위반도 1위라는 것은 문제”라며 “1위 사업자가 위반율이 금메달이라는 것은 법률적 윤리적 도덕적 관점에서도 가중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홍성규 방통위 상임위원은 “1점차라도 다음에는 시장과열주도사업자로 처벌해야 한다”라며 SK텔레콤이 재차 위반 1등을 할 경우 영업정지가 뒤따를 것임을 경고했다.

이 상무는 “방통위가 조사를 착수하면 시장 안정화가 된다”라며 “시장이 과열되면 즉시 조사에 들어가고 조사 착수 기준도 강화해야 한다”라고 보다 강한 제재 필요성을 제기했다.

◆KT, “SKT 영업정지해야”…방통위, “시장혼탁 책임, 거기서 거기”=KT는 SK텔레콤 영업정지를 요구했다. 이현석 KT 상무는 “주도사업자 선정 부분은 적은 차이지만 일벌백계 해달라”라며 지난 7월 KT가 단독 영업정지를 받았을 때와 같은 수준 처벌을 주장했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은 “벌점을 자세히 생각해보면 이번에도 시장 혼탁에 가담해서 1점차밖에 안 났다”라며 “산타할아버지가 와서 이런 결과가 나왔지만 KT의 시장 과열 자세는 변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음 시장 조사 결과 KT가 감내하기 어려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KT의 영업방식이나 관리방식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역설했다.

홍 상임위원도 “KT가 위법성, 과다 보조금 지급, 보조금 평균 위반액 등 1등이 3개인데 운좋게 1점차가 났다”라며 “반성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김대희 방통위 상임위원은 “KT가 통신 맏형인데 발버둥 밖에 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며 “이러는데 실적도 좋지 않다”라고 전략 전환을 당부했다.

◆LGU+, “본원적 경쟁했으니 과징금 삭감”…방통위, “심증 가나 물증 없어, 거짓말 1등”=LG유플러스는 과징금 삭감을 요청하다 된서리를 맞았다. 경쟁사는 보조금 경쟁을 했지만 LG유플러스는 본원적 경쟁력으로 승부했다는 발언이 문제가 됐다. 특히 LG유플러스가 번번히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1위 사업자로 꼽히는 것도 빈축을 샀다.

LG유플러스 강학주 상무는 “LG유플러스는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 구축 이후 본원적 경쟁력으로 싸워왔고 국내 이동통신산업을 선도하고 있다”며 “이를 고려해 조치를 취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2차 조사기간 위반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LG유플러스”라며 “본원적 경쟁력 얘기하는데 그럼 조사기간에 SK텔레콤과 KT는 갑자기 서비스 경쟁력이 낮아지고 LG유플러스는 높아졌다는 소리인가”고 반문했다.

홍 상임위원은 “자료 불일치 1등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라며 “거짓말을 가장 많이 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상임위원은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라며 “의견진술장은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 부위원장은 “벌 받으러 와서 자기자랑을 하니 저항감을 느낀다”라며 “LG유플러스는 3사 중 직영점 비율 가장 높고 근 1년 사이에 50만명이 순증했다. 슬기로운지 지능적인지 모르겠지만 시장 혼탁 반드시 무겁게 추궁당하는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경재 위원장, “통신사만 처벌 문제 있어, 단말기법 통과 시급”=한편 통신 3사는 국회 계류 중인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보조금 규제법 또는 단말기 유통법)안 제정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소비자에게 지급되는 보조금 중 40~55%는 제조사가 지급하는 것이라 항변했다.

이경재 방통위 위원장은 “과징금을 매길 때 통신사에 미안한 점은 제조사와 공동 보조금인데 통신사만 과징을 매기는 것 같아 미안하다”라며 “이런 측면에서 단말기 유통법에서 제조사에게 얼마나 보조금을 주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서 자료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말기 유통법이 통과되면 과도한 과징금 관계는 해소될 것”이라며 “법안이 빨리 통과 돼 이런 상황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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