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규모 사업 실종, 차세대 방법론도 변화
본지는 오는 12월 12일 개최되는 <2014년 전망, 금융IT 혁신 컨퍼런스>에 앞서 올해 제기됐던 금융 IT부문의 주요 이슈를 점검합니다.
아울러 스마트금융, 빅데이터와 금융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금융 보안, e뱅킹 및 채널시스템 전략, 컴플라이언스 이슈 등 2014년에 제기될 주요 금융IT 현안들을 중심으로 7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내년도 금융 IT시장에서는 대형 사업이 그다지 눈에 띄지는 않는다. 물론 국민은행의 메인프레임의 유닉스로의 다운사이징, NH농협의 새로운 데이터센터 구축 및 상호금융과 농협금융 분리 등의 대형 사업이 예정도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대형 사업의 부재가 여전하다.
그 이유는 그동안 금융IT 시장을 견인해왔던 차세대시스템 사업의 실종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와 금융권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동안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 규모로 진행되던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사업은 금융IT 시장을 견인해온 ‘동력’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연이은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 완료로 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은 일단락된 상황이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향후 논의될 ‘포스트 차세대’사업 역시 기존의 ‘빅뱅(Big Bang)’ 방식 보다는 순차적 도입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 한 번에 모든 시스템을 새로 개발하거나 고도화하는 차세대시스템 사업은 2금융권에서만 명맥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시중은행 중 전북은행이 유일하게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남은행과 기업은행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이 마무리되는 올해 사실상 시중은행들의 차세대시스템 러시는 일단락을 맞게 된다.
물론 기업은행의 포스트차세대시스템은 경남은행의 차세대시스템 완료와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은행권 2기 차세대시스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새로운 IT기술과 그 활용이 은행 시스템에 어떻게 녹아들고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은 은행권 차세대시스템 구축에서 ‘최초 도입’이라는 수식어를 줄줄이 달 전망이다. 최초란 타이틀을 전북은행에 내주긴 했지만 트랜잭션 차원에서 대규모 계정계 업무에 처음으로 ‘자바(Java)’가 도입됐고 기존의 금융상품몰을 대체할 비즈니스 허브(Hub) 개념이 도입됐다.
뿐만 아니라 은행차원의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플랫폼과 빅데이터 도입을 위한 기반 인프라 도입도 진행된다. 개발 방식도 기존 빅뱅 방식에서 순차적 도입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일부 솔루션 및 장비에 대한 개별 입찰을 통해 시스템 구축을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기업은행의 차세대시스템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여부에 따라 금융 IT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모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의 경우 2기 차세대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가 있어왔다. 지난 2009년부터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는 일반 기업으로 따지면 제2의 ERP(전사자원관리) 도입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기대됐으며 은행권에서도 IFRS 도입으로 인해 기간계시스템의 변화가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IFRS는 찻잔안의 태풍정도의 영향력을 미치는데 그쳤다. 최근 금융권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 전반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어려워지고 있는 점도 2기 차세대 착수가 어려워지는 이유 중 하나다. 예전과 같이 수천억원을 쏟아 부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 관행이 적어도 은행권에서 유지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반면 증권업계의 경우 지난 1999년 무렵 처음으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이어 2006년∼2007년 사이 두 번째 차세대시스템이 도입된바 있다. 2014년엔 이 당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증권사들의 시스템이 운영 7년째에 접어드는 만큼 내년에는 새로운 차세대시스템 구축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벌여나갈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올해부터 새로운 환경 변화에 따른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이에 따라 경쟁을 위한 기반 인프라라 할 수 있는 IT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보완, 혹은 재구축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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