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대 초반에 구입했던 모델 교체 가능성 높아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배추와 양념재료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집에서 김장을 담그는 가구가 늘어날 전망이다. 조사 업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올해 김장을 담그겠다고 응답한 비중이 평균 70% 정도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과 비교해 1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김장 분량도 배추 32포기로 3.3포기가 늘었다.
김장을 담그겠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김치냉장고 수요도 들썩이고 있다. 작년까지 사상 최악의 불황에 허덕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뭄의 단비와 같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따르면 작년 김치냉장고 출하량은 99만5800대로 2011년에 비해 무려 22.7%가 줄었다. 김치냉장고 출하량이 100만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김치냉장고 업계는 올해는 100만대는 물론이고 120만대 수준까지 회복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전성기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2000년대 후반 정도로 시장이 재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제2의 전성기’에 기대감이 크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치냉장고 수요 회복에는 김장비용 하락보다는 교체 수요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냉장고 교체 주기가 14년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김치냉장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2000년대 초반 김치냉장고를 구입했던 소비자가 대거 교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00년~2004년은 김치냉장고가 전성기를 누린 기간이다. 2002년에는 180만대를 이룰 정도였다. 이 당시 김치냉장고는 거의 대부분이 뚜껑형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올해 새롭게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는 소비자의 상당수가 스탠드보다는 뚜껑형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스탠드형은 프리미엄, 뚜껑형은 중저가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로 재미를 본 LG전자도 예년보다 많이 뚜껑형 김치냉장고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이는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위니아만도의 경우 작년부터 뚜껑형과 스탠드형의 비중을 엇비슷하게 맞췄다.
시장 변수로는 김장 분량과 소용량 모델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먼저 김장 분량은 배추 30포기가 넘는다면 스탠드형 최고용량인 221리터에 담기가 조금 빠듯하다. 더구나 김치냉장고가 단순히 김치만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육류, 생선, 과일 등을 담아둘 수 있다는 점에서 300리터급 스탠드형에 판매가 집중될 수 있다.
수량에 있어서는 작년보다 분명히 회복되겠지만 전체 시장 규모에 있어서는 소용량 모델의 증가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2~3년 동안은 김치냉장고 교체 수요의 혜택을 볼 수 있겠지만 1인 및 노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소용량 모델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며 “여전히 해외 수출에 활로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이런 상황이 반복되리라 본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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