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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통신시장 여름보다 더 뜨겁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낙엽이 지고 성큼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통신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두 번째 주파수 경매가 열리며 이동통신 시장을 후끈 달아오른 8월 못지 않다. 오히려 더 많은 이슈가 동시 다발적으로 터지며 통신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올 연말 통신시장의 굵직한 이슈들로는 ▲KT의 새 CEO 선임 ▲방송통신위원회의 단말기보조금 규제 ▲700MHz 주파수 향방 ▲단말기 보조금법 등이 꼽힌다. 사안마다 상당한 후폭풍을 남길 수 밖에 없는 이슈여서 올 겨울 통신업계는 각 이슈마다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위기의 KT호 구할 새 선장은?=최근 이동통신 시장의 최대 이슈는 KT 사태다. 최근 이석채 회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누가 KT의 CEO로 부임할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는 이르면 오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이 회장에 대한 구체적인 퇴임 일자를 정하고 차기 CEO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새 CEO에는 이미 여러 사람이 이름을 올렸다. 전직 정통부 차관부터 전 삼성전자 임원, 정치권에 몸담았던 인사들가지 거론되는 후보들은 다양하다. 하지만 1년전부터 이름을 올린 후보들이 대부분이다.

KT는 2002년 민영화가 됐지만 정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 회장의 사퇴 역시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누가 새로운 CEO로 부임하느냐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KT의 방향성도 정해질 전망이다.

◆연말 과징금·영업정지 폭탄 터질까=최근 이동통신 3사 분위기는 침울하다. 반복되는 과열 보조금 경쟁에 정부가 서슬 퍼런 규제의 칼을 갈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단속과 이동통신사들의 법 위반은 계속 반복돼왔다. 이동통신사 CEO들은 매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사장 안정, 서비스·요금 경쟁을 약속했지만 약속은 불과 몇 개월을 넘지 못하고 깨지고 있다.

이에 방통위가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방통위는 최대 1700억원의 과징금에 단독 영업정지 2주라는 징계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징금, 특히 영업정지 폭탄을 맞는 사업자는 우울한 연말연시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700MHz 주파수 주인을 찾아라=16년간 추진돼온 지상파TV 방송의 디지털전환이 최근 마무리됐다. 아날로그 방송은 지난해 종료됐지만 채널 재배치가 최근 완료됨에 따라 여유 주파수 대역으로 남은 700MHz 주파수에 대한 활용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미래부와 방통위는 협의체를 구성 어디에 주파수를 사용할지를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가 도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갈등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는 주파수 효율성을 감안, 전체를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차세대 방송을 위해 절반 가량은 방송용으로 할당해야 한다는 것이 지상파 방송사들의 주장이다.

이미 힘겨루기는 시작됐다. 연내 용도결정을 내리려는 미래부와 급할 것 있냐는 방통위, 그리고 통신업계와 지상파 방송사간 논리싸움도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잡음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법위반→징계 악순환 고리 끊을까=이번 정기국회에서 단말기 보조금 규제법이 통과될지에도 통신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통위의 보조금 제재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고, 통신요금 원가공개 압박도 커지고 있다. 통신업계는 지나치게 비싸진 단말기 가격이 보조금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각론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보조금 규제법 통과를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들은 법통과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 법안은 반드시 통과시켜야만 하는 미래부 1순위 법안이지만 국회의 움직임은 뜨뜻미지근하다.

법이 통과되면 통신사들은 연말 고난의 시절을 보내더라도 내년의 희망을 품고 살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법위반→징계라는 악순환의 고리는 끊기 어려울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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