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중국 최대 가전 업체의 핵심 인사가 중국과 대만이 협력해야만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한국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보롄밍 TCL 최고운영책임자(COO, 총재)는 29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터치 타이완’ 전시회와 병행해서 열린 ‘FPD 인터내셔널 타이완 2013’ 컨퍼런스의 연사로 참석해 “중국과 대만은 경쟁이 아닌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중국은 시장을, 대만은 기술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룹 내 독자 TV 브랜드(삼성전자, LG전자)를 보유한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생산 물량의 50%는 내가 쓰고, 나머지 50%는 중국에 내다 파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며 “반면 자국 내 글로벌 TV 브랜드가 없는 대만은 중국과 협력을 맺어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보 총재는 중국 TV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39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의 56%가 중국에서 소화된다고 설명했다. 50인치 제품의 경우 중국은 미국(50%)에 이어 두 번째(35%)로 판매 물량이 많다. 중국은 이미 전체 TV 시장 규모에선 미국을 누르고 세계 제 1의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보 총재는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창홍 등 세계 10위 안에 드는 글로벌 TV 업체들이 중국에 포진해 있다”며 “TCL의 경우 일본 소니보다도 TV를 더 많이 파는 글로벌 3위 업체로 파트너 자격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자재 구매를 포함,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는 COO가 대만 현지에서 이 같은 제안을 한 이유는 분명하다. TCL은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인 차이나스타(CSOT)의 최대 주주다. CSOT는 최근 중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업체로 대만 이노룩스와 AU옵트로닉스와는 직접적 경쟁 상대다.
말하자면 보 총재는 ‘구매’를 늘리는 대신 기술 및 인력 교류를 활성화하자는 제안을 에둘러서 한 것이다.
보 총재는 “한국 업체들의 중국 내 LCD 공장이 준공되면 업계의 경쟁이 보다 심화될 것”이라며 “패널 수입 관세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어 (중국 내 공장이 없는) 대만은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과 대만의 인재 및 기술 협력이 틀을 갖춘다면,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지를 얻어 양국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 총재는 “정기적으로 중국과 대만의 디스플레이 기업끼리 만나 기술을 교류하면 좋을 것”이라며 “양국 기업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타이페이(대만)=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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