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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700MHz 할당논의 시작…미래부-방통위 힘겨루기 예고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정부가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유휴대역이 된 700MHz 주파수 대역에 대한 활용방안을 연말까지 결정한다. 빠르면 다음달 중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하반기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700MHz 주파수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경재)와 협력해 12월까지 이용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700MHz 주파수 할당방안 논의를 위해 방통위에 공동논의를 제안한 상태다. 방통위 역시 미래부와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방통위 의사결정 구조가 사무국이 아닌 상임위원회라는 점에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방통위는 회수된 700MHz 주파수 108MHz폭 전체를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할 계획이었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의 반발로 할당용도를 확정하지 못했다. 일부인 40MHz폭에 대해서만 이동통신용으로 용도를 결정한 상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들어 주파수 정책이 통신=미래부, 방송=방통위로 이원화되면서 700MHz 주파수 논란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 700MHz에 대한 정부 정책 큰 틀이 이동통신용으로 활용하는 것에 무게를 뒀지만 정책이 나눠지면서 정부 입장도 갈라지는 모양새다.  

방통위는 아직 700MHz 주파수 활용도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의사결정권자인 상임위원들 입에서는 "방송용"이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23일 오찬 간담회에서 "국민들을 무엇이 먹여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꼭 방송·통신을 정하지 않겠다"며 "한꺼번에 주는게 아니고 나눠서 주는 것이니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성규 상임위원도 700MHz 활용 방안에 대해 "합리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라며 "(통신방송이 조금씩 양보해)나눠서 쓰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각각 산업 진흥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방통위가 통신정책도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미래부 소관이다. 그러다보니 차세대 방송산업 활성화가 주요 정책목표인 방통위 입장에서는 방송사 편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

최근에는 아예 옛 방통위가 통신용도로 결정한 40MHz폭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동통신 주파수는 상하향 페어하게 배치된다. 방통위는 700MHz 주파수에서 상향 728~748MHz, 하향 783~803MHz폭을 이동통신용으로 결정했다.

주파수를 차례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뚝 떨어져 상향·하향으로 쓰기 때문에 중간중간 주파수 대역이 남게 된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알박기라고 부르는 이유다. 만약 지상파 방송사들이 700MHz 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경재 위원장은 23일 간담회에서 "과거 700MHz 108MHz폭 중 40MHz를 통신용으로 쓰도록 하자고 의견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전 방통위원들이 의사결정한 것에 대해 의견쯤으로 치부한 것이다.

당시 의사결정을 내린 방통위원들은 지금도 같은 직을 유지하고 있다. 말을 번복하기는 힘들것으로 예상되지만 방송용으로 700MHz 일부가 할당될 경우 현재 결정된 40MHz 주파수 위치나 폭은 수정될 수도 있다.

미래부는 8월 중에는 700MHz 주파수 할당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 채널재배치가 완료되면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오용수 미래부 전파정책기획과장은 "700MHz 주파수 이용계획 수립과 관련해 공동으로 연구반을 구성해 논의를 진행하자고 방통위에 제안한 상태"라며 "연구반이 구성되면 수요에 대한 전문가 조사, 토론회, 공청회 등에 총리실 심의위원회를 거치면 연말까지는 용도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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