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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전략②] SKT, ‘성동격서(聲東擊西)’…1.8GHz 광대역의 ‘유혹’

- 가장 많은 전술적 선택지 존재…1.8GHz 포기시 경쟁사 보다 적은 주파수 비용 가능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의 1차 목표는 원하는 주파수를 저렴한 가격에 획득하고 KT와 LG유플러스는 최대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 KT의 광대역 LTE를 막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너무 많은 토끼를 잡으려 하면 SK텔레콤만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이도저도 아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번 경매방법은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경우의 수를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많은 경우의 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 될수도 단점이 될수도 있다. 최적의 조합을 찾으면 장점이 되겠지만 한 번 실수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어질 가능성이 높아 단점이 될 수 있다.

관건은 SK텔레콤이 1.8GHz 35MHz폭(밴드플랜2 C2블록)을 노릴 것인지다. SK텔레콤은 밴드플랜1에서는 2.6GHz만 응찰할 수 있다. 2.6GHz 40MHz(밴드플랜1 A1·B1블록 밴드플랜2 A2·B2블록)은 C2블록을 노리지 않는 한 SK텔레콤이 가져가는 것은 확실하다. 대신 KT의 광대역을 막을지 여부에 따라 획득비용이 급증할 수도 최저가 구매가 가능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이 1.8GHz 35MHz를 얻게되면 KT처럼 단기간 내 적은 돈으로 LTE 속도 2배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를 상용화 했다. LTE-A도 LTE 속도 2배 서비스다. 이 장비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하면 대역 이동과 광대역 전환이 가능하다. LTE-A는 전용 단말기가 필요하지만 광대역 LTE는 기존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주파수 할당 뒤 6개월 이내 기존 1.8GHz 20MHz를 반납해야 해 전환 과정 1~2개월 동안 LTE-A 서비스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취할 전략은 최종적으로 확보하려는 1.8GHz 35MHz냐 2.6GHz 40MHz냐에 따라 큰 틀이 정해진다. 경매는 오름입찰과 밀봉입찰을 섞은 혼합방식이다. 1단계 오름입찰은 50라운드 동안 가격을 올리며 승자와 패자를 가른다. 2단계 밀봉입찰은 최고액을 적은 입찰자가 승리하는 단판승부다. 오름입찰에서는 7개 블록 중 1곳만 밀봉입찰은 7개 전부를 적돼 1블록만 무제한 입찰을 할 수 있다.

1.8GHz를 얻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49라운드까지 LG유플러스와 함께 밴드플랜1에서 가격을 올리다가 50라운드째 밴드플랜2의 C2블록에 입찰가를 적는 형태다.

이러면 51라운드(밀봉입찰)에서 LG유플러스는 C2에 입찰한 기록이 없어 최저가+알파 밖에 못 적지만 SK텔레콤은 1번 입찰했기 때문에 LG유플러스보다 무조건 높은 금액을 쓸 수 있다. KT는 밴드플랜2의 광대역 LTE가 가능한 주파수(D2블록) 확보에 명운을 걸 것이 확실시된다. 밴드플랜1보다 높은 금액을 써낼 것이 분명하다. 이 경우 밴드플랜2가 승자밴드플랜이다. KT는 D2블록 SK텔레콤은 C2블록 승자다. LG유플러스는 2.6GHz 40MHz를 갖게 된다. KT는 KT대로 비용이 증가했고 SK텔레콤은 광대역 LTE 가능 주파수를 얻었다. LG유플러스도 광대역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2.6GHz에 새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LG유플러스 존폐 위기다.

하지만 이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LG유플러스도 취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C2에 입찰하는 타이밍이 어느 라운드인지가 중요하다. 너무 빨리 가면 LG유플러스의 경계심을 불러와 자칫 C2에서 양사 대결이 될 수 있다. KT는 최선이다. 너무 늦게 가면 C2를 먹을 기회 자체를 놓칠 수 있다. 50라운드에서 입찰 기회가 생기는 49라운드 패자가 누가 되는지 싸움이다.

2.6GHz에 만족한다면 KT와 LG유플러스의 입찰가를 높이며 SK텔레콤은 최저가 구매도 가능하다. 일단 밴드플랜2 D2를 노리는 KT 견제를 위해 밴드플랜1에서 가격을 올린다.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에 비용을 전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밴드플랜2의 2.6GHz에 입찰해 밴드플랜1과 LG유플러스를 패자로 만들면 된다. 패자가 된 LG유플러스가 KT의 D2 획득을 용인치 않으려면 혼자서 SK텔레콤과 KT가 해당 라운드에서 밴드플랜2에 높여놓은 입찰가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해야 한다. 2.6GHz는 밴드플랜별 A블록과 B블록 선택지가 2개다. SK텔레콤은 A와 B블록도 오가며 LG유플러스의 밴드플랜1 C1블록 입찰가를 올리게 할 수 있다. 다만 밴드플랜2가 최종 승자가 될 때 다소 낙찰가가 올라가는 부작용은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SK텔레콤은 KT의 인접대역 확보를 생각했던 비용보다 적은 돈으로 막을 수 있다. KT가 인접대역을 확보한다면 최저가 수준으로 2.6GHz를 할당받게 된다. 전이든 후든 KT나 LG유플러스보다 낮은 가격에 주파수를 얻을 수 있어 보인다.

한편 KT의 최종 낙찰가를 좀 더 올리기 위해 SK텔레콤이 D2블록에 한 라운드를 사용하는 것도 예상된다. 밀봉입찰에서 무제한 입찰을 할 기회를 D2에 쓰는 방법이다. SK텔레콤은 이 주파수가 필요없지만 KT에게 일말의 불안감을 안겨 추가 비용을 쓰도록 하는 전술이다. 대신 여론의 비난은 감수해야 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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