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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MEMS 센서 ‘기술의 인간화’ 중심 축”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3-06-19 09:45:35
- 베네디토 비냐 ST마이크로 MEMS 및 센서 총괄 부사장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ST마이크로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사업에서 첫 10억달러 매출을 올린 해당 업계 선도 기업입니다. 지금은 MEMS 기반 모션 센서가 주력이지만 앞으로는 환경 및 음향 센서와 터치 컨트롤러 등에도 역량을 집중해 매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18일 베네디토 비냐 ST MEMS 및 센서 총괄 부사장은 이날 한국 지사에서 가진 회견에서 “올해도 MEMS 사업에서 두 자릿수 성장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ST의 MEMS 사업 분야를 개척한 비냐 부사장은 해당 업계의 ‘구루(Guru)’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MEMS 관련 개인 특허를 150개나 보유하고 있다.
MEMS는 반도체 제조 공정을 응용해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초미세 기계부품과 전자회로를 동시 집적하는 기술이다. 잉크젯 프린터 헤드 및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각종 초소형 센서 등이 MEMS 공정으로 생산된다. 스마트폰의 판매 확대와 더불어 MEMS 센서 시장 규모도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ST의 주력 MEMS 제품군은 자이로스코프, 가속도, 지자기 등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션 센서다. 모션 센서가 ST의 MEMS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 안팎으로 매우 높다. ST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물론 PC 업체에 MEMS 모션 센서를 공급하고 있다. 운영체제(OS)별 ST의 모션 센서 점유율은 안드로이드 31.4%, 윈도 54.4%, iOS 75%로 업계 1위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모션 센서 시장은 지난해 16.6% 확대됐지만 ST는 이보다 두 배 가량 많은 30%의 성장세를 보였다.
그는 “ST MEMS 제품군의 출하량 성장세는 이미 세계 출산율을 뛰어넘은 상태”라며 “ST가 지금까지 출하한 MEMS 제품군의 개수는 65억개(센서 33억개, 잉크젯 프린터 헤드 32억개)에 달한다”라고 소개했다.
비냐 부사장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모션 센서 외에도 환경 센서(기압, 온습도, 화학, 적외선, 가스 센서)와 음향(마이크로폰, 스피커) 제품으로 MEMS 사업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T는 지난해 MEMS 기반 기압 및 온습도 센서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터치 컨트롤러와 저전력 무선주파수(RF) 및 브레인(허브) 제품군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이날 비냐 부사장이 선보인 터치 컨트롤러의 경우 장갑 터치, 호버링(Hovering, 비접촉 터치), 방수 기능을 지원했다.
그는 “ST의 다양한 센싱 기술과 이를 처리하는 프로세싱 솔루션은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시대에 사람과 기계를 연결하는 중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17년 이후에는 구글 글래스나 시계 등 ‘입는 컴퓨터’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으로 본다”라며 “이러한 제품의 핵심 하드웨어는 센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센싱 기술이 ‘기술의 인간화’를 이루기 위한 키를 쥐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냐 부사장은 경쟁사 대비 ST의 강점을 ‘빠른 대응력’이라고 소개했다. ST는 이탈리아에 2개, 싱가포르에 1개의 MEMS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공장에선 하루 최대 500만개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덕에 원가 경쟁력이 높고 누구에게나 원하는 물량을 맞춰줄 수 있다. ST의 고객사로 애플 등 대형 업체가 포진해 있는 것도 이 덕이다. 그는 필요한 제품은 언제든 개발할 수 있는 다양하고 유연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베네디토 비냐 부사장은 “(삼성전자 같은) 경쟁력 있는 기업이 포진해 있는 한국은 ST 입장에선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며 “이 때문에 두 달에 한 번 꼴로 한국에 방문해 직접 사업을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T는 2006년 일본 닌텐도에 ‘위(Wii)’ 리모컨용 모션 센서 공급을 시작으로 사업 규모를 늘려왔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 디바이스의 최대 생산국으로 떠오른 한국을 쳐다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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