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성 확보 등으로 기업 핵심 시스템으로 침투 본격화
시장조사업체인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x86 서버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하며 1471억원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서버 시장에서 점유율 56.5%를 차지해 사실상 국내 기업용 서버시장의 절반 이상을 석권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시장인 인터넷 포털, 통신 및 게임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IDC도 이제 x86 서버가 국내 서버 시장에서도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8주년을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x86서버 시장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그동안 서버 시장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던 x86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특히 기업용 시장에서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의 틈바구니에서 비핵심 업무 위주로 도입되던 x86서버가 이제는 주인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가상화 및 클라우드가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x86 서버는 기업시장에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IDC 서버 담당 김용현 선임연구원은 “프로세서 및 메모리 등의 성능 향상과 x86 서버를 기반으로한 가상화 및 클라우드가 확대됨에 따라 x86 서버 시장의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렴한 비용과 확장성, 그리고 연이은 신기술 개발에 따른 안정성이 화학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안정성 문제도 글로벌 구축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안정성이 실증되면서 당초의 우려가 크게 희석된 상황이다.
국내에서 x86의 질적인 성장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한국거래소(KRX)가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자본시장거래시스템(엑스추어 플러스) 프로젝트가 꼽힌다.
한국거래소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2009년 개통한‘엑스추어’보다 훨씬 빠른 글로벌 시장거래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한 메인 시스템은 대부분 x86서버를 중심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수천분의 1인 반응속도와 정확성이 무엇보다 생명인 자본시장거래시스템에서 x86서버가 거래소의 주전산시스템으로 채택됐다는 점은 안정성 논란이 더 이상 의미 없음을 뜻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이뤄졌던 x86 서버의 질적 성장도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의 주도세력으로 올라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x86서버의 지속적인 기술 개발, 예를 들어 기존 유닉스칩 등에만 적용됐던 일부 기능이 이식되면서 치명적인 시스템 장애를 최소화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유닉스 진영과 메인프레임 진영이 장기간 벌여왔던 안정성 논란과 비교하면 x86서버는 비교적 단기간에 이러한 안정성 논란을 순시간에 잠재웠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x86서버의 급성장은 역설적으로 서버 업체에게 새로운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IBM, HP, 후지쯔 등 서버 업체들은 메인프레임, 유닉스로 대변되는 하이엔드와 미드레인지 , 그리고 x86 서버로 대응하는 로엔드 등 시장 구분에 따라 차별화된 시장 전략을 펼쳐 왔다.
하지만 x86 서버가 핵심 업무영역에 까지 도입되면서 이러한 시장 구분이 더 이상 의미 없게 됐다.
실제로 IBM의 경우 수익성 및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기존 주력상품의 시장잠식 현상)을 우려해 x86 서버 사업 부문을 레노버에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x86 서버를 둘러싸고 업체들의 전략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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