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거래소가 x86 서버 및 리눅스를 기반으로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내년 2월에 끝나는 이 프로젝트는 국내 IT 업계에 적지 않은 의미를 던지고 있다.
그 동안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핵심 주전산 시스템으로 유닉스를 선택해왔다.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한국은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의 다운사이징이 상대적으로 앞서왔는데, 반면 x86 도입은 소극적이었다. x86 서버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떤 시스템보다 안정성이 최우선시 되는 한국거래소의 기간 시스템이 x86 및 리눅스로 전환됨에 따라 안정성은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을 듯 보인다.
<디지털데일리>는 '핵심업무와 x86의 조우, 의미와 과제'라는 주제로, 3회에 걸쳐 엔터프라이즈 IT 환경에 부는 새로운 바람을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기사게재 순서
1. x86 전성시대…미션크리티컬 시스템의 변화'
2. 어플라이언스 vs오픈아키텍처, 차세대 주인공은?
3. x86 도입을 위한 필수조건…가용성 확보하려면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지난 해 7월 국내 엔터프라이즈 IT 업계에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거래소(KRX)가 차세대 시장거래시스템 엑스츄어플러스(EXTURE+)를 구축하기 위해 제안요청서를 발표했는데, 핵심 인프라스트럭처를 리눅스 운영체제와 x86 서버 기반으로 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KRX의 시장거래시스템은 하루에 수조원이 거래되는 시스템이다. 10분만 서비스가 중단돼도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킨다.
국내에서는 이런 중요한 시스템에 대부분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서버를 사용해 왔다. 그 무엇보다 시스템의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시스템은 이미 오랜 기간 안정성이 검증된 시스템이다.
반면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시스템은 x86 시스템에 비해 가격이 매우 비싸고, 확장성 및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KRX는 최근 6년간 매 2년마다 2배로 호가건수가 증가하는 추세였다. 2009년 2300만건이었던 호가건수는 2011년 5200만건으로 2.3배 증가했다.
KRX 측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첨단 IT기법을 활용한 고빈도 거래확산, 시스템트레이딩 급성장 등 향후 2~3년의 시장여건변화를 감안한 초고속․대용량 거래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리눅스-x86 시스템을 인프라로 선택했다.
그 결과 KRX는 지난 3월 벤치마크테스트(BMT) 끝에 HP x86 서버,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EHL) 운영체제, 시만텍 고가용성 솔루션 SAMG, 효성인포메이션(HDS) 스토리지, 시스코 백본스위치, 아리스타네트웍스(로레이턴시 스위치 장비), 멜라녹스테크놀로지(인피니밴드), 의 조합으로 시스템 인프라를 구성키로 했다. 이 시스템을 위해 도입되는 x86 서버는 211대, 네트워크 스위치는 132대, 스토리지 용량은 113.2테라바이트(TB)에 달한다.
KRX의 이같은 선택은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제 리눅스-x86서버의 조합의 안정성과 성능이 검증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하루에 수조원을 거래하는 시스템에 안정성과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도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실 해외에서는 리눅스-x86 조합이 이미 오래 전부터 미션크리티컬(매우 중요한 핵심업무) 시스템에 활용돼왔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도쿄증권거래소도 리눅스-x86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번 KRX의 선택은 뉴욕과 도쿄증권거래소의 사례를 참조한 것이다.
주식거래뿐만이 아니다. 지난 해 7월 1일부터 KT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은 x86-리눅스 기반 위에서 구동되고 있다. 이는 직원 3만명, 외부 협력사까지 5만~6만명 시스템이며, 온라인트랜잭션처리(OLTP) 트래픽만 하루 3~4천만 건에 달한다.
이전까지는 국내에서 ERP와 같은 기업의 핵심 시스템에 x86-리눅스가 사용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KT가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했다.
국내 기업의 IT 담당자들이 x86-리눅스 조합의 총소유비용과 유연성의 장점을 인지하면서도 쉽게 선택하지 못했던 이유는 안정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x86 시스템의 경우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에 비하면 안정성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KRX나 KT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이런 우려는 이제 해소됐다. KRX의 경우 시만텍의 고가용성 솔루션 ‘SAMG’를 통해 x86 서버들을 액티브-액티브 방식으로 클러스터링했다. 서버의 낭비 없이 상호간에 백업 구조를 갖춰, 특정 서버에 이상이 생길 경우 다른 서버가 그 역할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KT의 경우 수세리눅스에 내장된 고가용성 기능을 활용했다.
시만텍코리아 박철현 팀장은 “리눅스는 단일 벤더에 종속되지 않고, 유연한 오픈 환경이라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면서 “리눅스를 보완할 고가용성 솔루션이 검증을 받으면서 미션크리티컬한 업무에도 리눅스를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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