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PC 시장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모든 제품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노트북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울트라북과 컨버터블 PC는 도드라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에 따르면 전 세계 PC 시장에서 울트라슬림(울트라씬, 울트라북)은 2012년 190%, 2013년 1분기 135% 각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부분은 컨버터블 PC다. 2012년 25% 역성장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83%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국내 상황은 더 놀랍다. 작년 울트라북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었다. 전 세계 울트라북 시장점유율이 10%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2012년부터 2013년 1분기까지 컨버터블 PC 성장률이 무려 1만5768%나 상승해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핵심 부품 성능, 기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컨버터블 PC는 올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새로운 중앙처리장치(CPU)를 공급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컨버터블 PC의 정확한 규격과 플랫폼은 없지만 인텔에서 공급하고 있는 울트라북 플랫폼을 참고해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울트라북 플랫폼이 바뀐다는 것은 컨버터블 PC도 이에 발맞춰 성장한다고 봐도 된다.
올해 인텔이 내놓을 신형 CPU는 4세대 코어 프로세서(하스웰)다. 하스웰은 22나노 핀펫(3D 트라이게이트) 미세공정으로 만들어지며 전압 레귤레이터(VRM)를 내장하고 그래픽프로세싱유닛(GPU) 성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인텔은 그 동안 CPU에 GPU는 물론 메모리 컨트롤러 등 메인보드에서 처리했던 기능을 조금씩 통합해왔다. 하스웰의 경우 데스크톱PC 버전은 CPU와 메인보드 칩셋으로 이루어진 투칩(Two Chip), 노트북 버전은 메인보드 칩셋이 포함된 원칩으로 구성됐다.
VRM이 CPU에 내장되면 전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예컨대 기존에는 단순히 코어를 켜거나 끄는 것만 가능했다면 이제는 내부 데이터 버스와 캐시도 용량에 따라 제어할 수 있다.
또한 메인보드에서 VRM이 차지했던 공간만큼 회로기판(PCB)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이는 공간효율성이 중요한 컨버터블 PC에 무척 중요한 요소다. 줄어든 PCB만큼 본체 크기를 작게 만들거나 배터리를 채워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스웰이 VRM을 내장하면서 컨버터블 PC는 기존 보다 더 높은 성능에 얇은 두께와 길어진 사용시간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하스웰과 함께 컨버터블 PC에 주력으로 쓰일 CPU는 신형 아톰 프로세서 ‘실버몬트’다. 하스웰과 같은 미세공정을 이용했으며 컨버터블 PC에는 코드명 ‘베이트레일’이 장착된다. 이제까지 아톰 프로세서는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 미세공정이 한 두 단계씩 뒤쳐져왔다. 기존 아톰 프로세서는 아이비브리지가 22나노 핀펫을 이용했던 것과 달리 32나노 미세공정으로 만들어졌다.
인텔은 베이트레일이 기존 아톰 프로세서와 비교해 전력소비량은 5분의 1에 불과하고 동일 전력에서 3배 이상 높은 성능을 낸다고 설명했다. 현재 스마트 기기에 쓰이고 있는 ARM 기반 시스템온칩(SoC)과 비교해도 평균 성능은 2배 이상 높고 전력 소모량은 4분의 1 가량 낮다.
이는 윈도RT 기반 태블릿이나 컨버터블 PC 경쟁력을 한 차원 높여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출시된 컨버터블 PC는 아톰 프로세서나 코어 i3‧코어i5와 같은 아이비브리지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노트북 전체 출하량은 오는 2017년까지 1억8천330만대로 10% 줄어들지만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컨버터블 PC는 2014년 48% 늘어날 것으로 보여 업체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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