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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SDI, 4년만에 적자 전환… ‘차포’ 떼니 성장동력 실종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SDI가 삼성 그룹의 주력 전자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분기 적자를 냈다. 이 회사가 분기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한 건 2009년 1분기 이후 4년 만이다.

전사 매출의 40% 이상 비중을 차지했던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사업은 시장 축소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고, 전지 사업 역시 계절적 비수기 영향 및 주요 고객(애플 등)의 재고 조정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SDI의 1분기 실적은 증권가 예상치를 밑도는 것이기도 하다.

중장기 전망도 부정적이다. IT 제품 수요 증가로 소형전지 사업은 일부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PDP 사업은 선진시장 경기 침체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2016년이면 PDP 시장 자체가 거의 소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의 양대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회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동차 전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보급 초기 단계여서 긍정적으로만 보긴 어렵다. 핵심 기술로 육성했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로 넘긴 것이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만들었다는 시각이다.

26일 삼성SDI는 1분기 매출 1조2082억원, 영업적자 333억원, 당기순이익 7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각각 14.6%, 12.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소형전지 사업은 1분기 매출 772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4% 성장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7% 감소했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적자 전환의 주된 이유는 PDP 사업부문의 경쟁력 약화다. 1분기 삼성SDI는 PDP사업에서 36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한 것이다. 전사 매출액에서 PDP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였다. PDP 매출 비중이 40%대를 밑돈 건 이번 분기가 처음이다. 이 비중은 계속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PDP는 액정표시장치(LCD)에 밀려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는
PDP TV 출하량을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최근 들어 독자 LCD 백라이트유닛(BLU) 공장을 갖추고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삼성SDI는 위기 탈출을 위해 자동차 전지 및 ESS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 2분기부터 신규수주 확보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시장은 기대만큼 빨리 커지지 않고 있다. 자동차 전지 시장 1위 업체인 LG화학도 수요 부진으로 미국 공장 가동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ESS 역시 아직 실증단계에 머물러 있어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사업 모두 현재까지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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