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1. 스페인 3대 미술관인 티센 보르네미사 기념품 판매점. 소장품을 프린팅 한 휴대폰 케이스는 그동안 애플의 ‘아이폰’용만 있었다. 전 세계인을 관람객으로 삼고 있는 만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팔 수 있는 제품만 비치했기 때문. 작년 초까지 전 세계에서 단일 디자인 단일 기종으로 10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는 스마트폰은 아이폰 시리즈가 유일했다. 이곳에 작년부터 또 하나의 휴대폰용 케이스가 등장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3’가 주인공이다. 아이폰용과 마찬가지로 2종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2.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페이스북에 최적화 된 사용자환경(UI)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 ‘페이스북홈’. 안드로이드 앱은 버전이 지원하는 한 모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사용할 수는 있지만 최적화 된 상태는 아니다. 제조사마다 사양과 해상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 이 때문에 앱 개발자는 최적화를 어디에 할지 선택하게 된다. 당연히 단일 사양 최다 판매 제품을 초점으로 삼는다. 페이스북홈은 페이스북폰을 만든 HTC 제품도 지원을 하지만 사실상 3종의 제품 사용자를 타깃으로 했다. 바로 삼성전자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그리고 아직 시판도 되지 않은 ‘갤럭시S4’. 오는 12일(현지시각)부터 무료로 배포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를 통해 애플의 대항마가, ‘갤럭시S2’를 통해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가, 갤럭시S3를 통해 ‘안드로이드=삼성전자’라는 등식을 완성했다. 다시 말해 갤럭시S로 통신사를, 갤럭시S2로 소비자를, 갤럭시S3로 생태계를 사로잡았다. 판매량에는 장사가 없다. 앞서 소개한 두 개의 사례는 매출과 수익 우선이라지만 제조사가 왜 판매량을 중시하는지 알 수 있는 예다.
이런 식으로 삼성전자의 특정 제품을 타깃으로 하는 액세서리나 앱이 증가하면 소비자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생태계→소비자→통신사로 갔던 애플과는 반대방향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방향이 달랐던 것은 애플은 소프트웨어, 삼성전자는 하드웨어라는 출발 지점이 달라서다. 결국 시장을 재패하기 위해서는 한 곳에서 만나기 마련이다.
향후 삼성전자의 주목할 지점은 갤럭시노트 시리즈다. 갤럭시노트 때는 반신반의하던 생태계 구성원을 갤럭시노트2를 통해 한 편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노트라는 제품군은 아직 주력 시장에서는 다크호스지만 페이스북홈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전 세계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플레이어가 주목하고 있는 제품군이다.
삼성전자가 공식 발표를 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2가 텐밀리언셀러(1000만대 판매) 고지에 올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 개발자 데이’에서도 지속적으로 S펜에 대한 설명회를 하고 있다. S펜용 앱은 5인치대 갤럭시노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8인치와 10.1인치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와 함께 또 다른 가치를 줄 수 있는 삼성전자 전용 태블릿 앱 생태계를 이미 만들고 있다. 갤럭시노트는 삼성전자가 태블릿으로 가는 교두보다.
지금으로서는 안드로이드 OS를 주력으로 하는 제조사가 삼성전자를 넘어설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로 안드로이드=삼성전자를 ‘삼성전자>안드로이드’로 굳히는 것은 물론 제조사 본연의 경쟁력 강화까지 노리고 있다.
갤럭시S3는 디자인은 같았지만 롱텀에볼루션(LTE)의 경우 국가별 통신사별 각기 다른 주파수로 인해 내장 베이스밴드칩(통신칩)과 안테나 최적화를 개별적으로 실시해야 했다. 다 비용이다. 이를 6개 주파수까지 수용할 수 있는 통신칩과 안테나로 바꾼 ‘헥사밴드LTE’를 통해 극복했다. 주파수를 3개군으로 나눈 애플의 ‘아이폰5’보다도 진화한 형태다.
겉모양은 같아도 국가별 통신사별로 최적화를 해야 하는 제조사와 삼성전자는 같은 가격에 제품을 팔았을 때 들어가는 비용이 다르고 이는 곧 수익성 차이로 연결된다. 같은 텐밀리언셀러를 배출해도 질에서 차이가 생긴다.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미래는 탄탄대로인가. 아니다. 역설적으로 위기의 요인도 갤럭시S4에 있다. 삼성전자가 독자 노선을 걸으면서 통신사와 구글과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 갤럭시S4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통신사와 구글의 삼성전자 견제 세력과 유대는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휴대폰은 통신사가 유통하고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주도한다. 부품 진화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스마트폰은 상향평준화 됐다. 삼성전자 수준의 하드웨어는 다른 곳도 개발할 수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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