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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GHz, 2G에선 찬밥신세…4G에선 황금주파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2G에서 찬밥신세였던 1.8GHz가 4G에서는 명실상부한 황금주파수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GSA Global mobile Suppliers Addociation)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세계 LTE 서비스 사업자는 66개국 145개 업체로 나타났다. 이 중 1.8G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사업자가 58개로 가장 많았다.

1.8GHz 대역이 대세이기는 하지만 2.6GHz 대역도 외면 받는 주파수는 아니다. 해외에서는 1.8GHz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이용되는 주파수이다. 51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1.8GHz 대역 주파수가 이통사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달 1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주파수 공청회에서도 이통3사는 1.8GHz 주파수 대역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사실 1.8GHz는 2G때까지만 해도 찬밥신세였다. 2G에서는 800~900MHz 저대역 주파수가 황금주파수였다. 때문에 2010년 주파수 할당시 KT는 900MHz를 선택했지만 아직까지 이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15MHz폭에 불과한 1.8GHz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700MHz 등 저대역에서 LTE를 서비스하는 사업자는 36개로 2.6GHz보다 적다. LTE 시대가 열리며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셈이다.

국내 이통사들이 1.8GHz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이유는 주파수 대역의 광대역화를 달성하거나 혹은 막기위해서가 가장 크다. 글로벌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장비, 단말기 수급에도 가장 유리하다.

현재 방통위는 주파수 할당과 관련해 3개 안을 마련한 상태다. 1안은 1블록(35MHz), 2블록(40MHz), 3블록(40MHz) 등 3개 블록을 경매하되 1.8GHz 대역에서 LTE를 제공 중인 SK텔레콤과 KT는 1번 블록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이다.   

2안은 1블록(35MHz), 2블록(40MHz), 3블록(40MHz) 등 3개 블록을 경매하고 문제가 되고 있는 3안은 1블록(35MHz), 2블록(15MHz), 3블록(40MHz), 4블록(40MHz) 등 4개 블록을 경매하는 것이다.

3안이 문제가 되는 것은 2블록인 상향(1735~1740MHz), 하향(1830~1840MHz)의 1.8GHz 대역은 현재 KT가 이용하는 대역과 붙어있다. KT가 이 대역을 확보할 경우 주파수 광대역화를 달성하게 된다. 주파수의 광대역화는 인터넷 속도의 증가 및 투자비 절감의 결과로 이어진다.

때문에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는 KT 인접대역의 1.8GHz 할당하는 안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물론, KT의 입장은 반대다. 경매제인 만큼 경매를 통해 필요한 사업자가 갖도록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1.8GHz가 올해 주파수 경매의 최대화두로 부상한 이유이다.

반면 2.6GHz는 그야말로 찬밥신세다. 2.6GHz 주파수는 올해 경매에서 각 40MHz씩 80MHz폭이 할당될 예정이고 최저경쟁가격도 폭이 35MHz인 1.8GHz보다 2000억원이 더 싸다.

그럼에도 불구 KT의 경우 아예 2.6GHz 대역에 대해 회사차원의 전략도 세우지 않았다. 1.8GHz에 올인 한 모습이다. KT의 주장대로 3안이 채택될 경우 재무적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LG유플러스는 울며겨자먹기로 2.6GHz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LG유플러스는 "3위 사업자가 2.6GHz를 가져갈 경우 또 다시 주파수 고립 상태에 빠질 수 있다"며 우려감을 제기했다.

SKT 역시 3안은 반대하고 있다. KT의 광대역화를 막기 위해서는 또 다시 KT와 돈싸움을 해야 한다. 1조원을 썼던 첫 경매제의 악몽이 반복될 수 있다. KT야 필요해서 배팅을 한다지만 SKT 입장에서는 경쟁사를 막기 위해 돈을 써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반면, KT는 주파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이용 가능한 주파수를 모두 할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방통위도 고민에 빠졌다. 이통사들의 생각이 제각각이어서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최준호 방통위 주파수정책과장은 "장비 발주 등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주파수를 조기에 할당해야 사업자들이 준비할 수 있다"며 "아직 어떤 안을 선택할지는 결정되지 않았고 조금씩은 수정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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