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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엔씨소프트가 평창으로 간 이유는?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동계 스페셜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평창을 찾았다.

스페셜올림픽 부대 행사장에 지적 장애아동의 의사소통과 인지능력 향상을 위한 기능성게임 전시부스를 마련, 이를 대외에 홍보하기 위해서다.

때마침 스페셜올림에서 지적 장애인의 건강과 사회 적응 지원에 관한 고위급 국제정책 포럼인 글로벌개발서밋이 개최되는 것도 엔씨소프트를 평창으로 움직이게 만든 주된 이유다.

이 포럼엔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부터 국제적십자사연맹,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 등의 주요 인사들과 국내외 유명 기업인, 스포츠선수 등이 연사로 참석한다. 국제사회가 지적 장애인을 어떻게 지원할지 머리를 맞대는 자리인 것이다.

회사 측은 스페셜올림픽 개최 기간 중 기능성게임 전시에 나선 것에 대해 “한국이 게임과 IT(정보기술)에 앞서 있는 나라라는 인식은 있는데 장애인 영역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혹자는 이를 두고 엔씨소프트가 전 세계 주요 인사가 모이는 자리에서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싶었던 것 아니냐는 아니꼬운 시선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엔씨소프트의 행보를 곱씹어본다면 이번 활동을 단순 기업 홍보 차원으로 평가절하해선 안 될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일찍이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손잡고 2종의 기능성게임을 개발·서비스해왔다. 지난 2008년 선보인 긴급구호활동 게임 ‘푸드포스’와 2011년에 공개한 기아퇴치 게임 ‘프리라이스’다. 물론 대가 없는 무료 서비스다.

이밖에도 엔씨소프트는 소아암 환아를 위한 기능성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바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만명 중 한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소아암 환아가 항암 치료 시 무균실에서 격리된 채 짧게는 2주, 길게는 두 달까지 시간을 보낼 때 투병 기간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시장성이 없는데도 개발력을 투입한 것이다.

한때 국내에서 기능성게임에 업계 관심이 고조됐을 당시, 다수의 게임업체들이 수익을 겨냥해 기능성게임을 개발·서비스했지만 엔씨소프트는 오로지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수년간 고집스런 기능성게임 개발 철학을 이어왔다.

이 때문일까. 한국이 장애인 영역에서도 고민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는 엔씨소프트 측의 발언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여느 게임업체에서 이 같은 말을 했다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날 글로벌개발서밋이 열린 컨벤션 행사장엔 각종 관광 상품과 장애아동들이 만든 미술작품 등이 전시돼 있었다. 휴대폰 케이스 등의 소품을 판매하는 부스도 있었다. 전 세계에서 주요 인사와 스포츠 선수가 모이는 자리치고는 ‘무색무취’한 전시부스 구성이었다.

이 가운데 IT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엔씨소프트가 참가했다. 현장에서 엔씨표 기능성게임이 더욱 돋보인 이유다.

<평창=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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