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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 출시일 ‘갈팡질팡’…울고 웃는 소비자·통신사·제조사

- 소비자·KT·LG전자·팬택 ‘울상’ LGU+·삼성전자 ‘미소’ ‘관망’ SKT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5’의 국내 도입을 두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애플은 국내 전파인증 과정에서 두 차례 실수를 범했다. 전파인증에 걸리는 시간은 5일 내외. 10월 출시는 불가능하다. 11월초 출시도 위태롭다. 아이폰5 판매가 지연되면서 소비자와 업계 셈법이 복잡해졌다.

아이폰5 출시 지연에 따라 가장 몸이 다는 곳은 KT다. KT는 아이폰5를 롱텀에볼루션(LTE) 반격 최대 무기로 여기고 있다.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마케팅비를 크게 쓰지 않아도 충성도 높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KT의 LTE 가입자는 248만8125명이다. 연간 목표 400만명에 64.7%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 LTE 가입자 356만3755명에 비해 100만명 가까이 차이가 난다. KT 이석채 대표를 비롯 주요 임원진 모두 아이폰5가 KT의 LTE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연간 가입자 목표 달성과 2위 입성을 위해서는 아이폰5가 빨리 필요하다.

LG전자와 팬택도 아이폰5를 기다리고 있다. LG전자와 팬택은 10월 각각 ‘옵티머스G’ ‘옵티머스뷰2’ ‘베가R3’ 등 신제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경쟁사에 밀려 세 제품 개통량 총합은 5만대 남짓에 불과하다. 존재감이 없다. 아이폰5가 시장을 잠식하더라도 대결 구도를 만들어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이 낫다. 사실상 구매층도 별로 겹치지 않는다. 아이폰5를 통해 통신 3사가 마케팅 경쟁을 재개하는 것도 노린다. 단말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보조금이다. 통신 3사가 서로 뺏고 뺏기는 전쟁을 해야 보조금도 올라간다. 실보다 득이 크다.

LG유플러스는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 LG유플러스만 아이폰5를 도입하지 못했다. 아이폰5가 전작의 인기를 이어간다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LTE 2위를 지키려면 먼저 마케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자칫 시장 과열 주도 사업자로 찍혀 12월로 예정된 방통위의 통신사 마케팅비 제재 타깃이 될 수 있다. 아이폰5 출시가 지연될수록 이런 부담을 덜 수 있다. KT의 도전을 앉아서 견제할 수 있는 것도 이득이다.

삼성전자도 아이폰5 판매가 미뤄지는 것이 유리하다. 현재 국내에서 삼성전자 적수는 없다. 아이폰5와 정면대결 하는 제품은 ‘갤럭시노트2’와 ‘갤럭시S3’다. 지연될수록 수익을 지키며 두 제품을 팔 수 있다. 판매량 역시 순조롭게 늘릴 수 있다. 아이폰5를 사려했던 사람이 삼성전자로 넘어오는 부수입도 노릴 수 있다.

SK텔레콤은 유리할 것도 불리할 것도 없다. SK텔레콤이 애플과 손잡은 것은 KT를 견제하기 위한 성격이다. 아이폰5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통신 3사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만 하면 된다. 아이폰5의 전파인증 실수가 애플의 SK텔레콤 주파수 기재 실수라는 것이 드러나며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지만 세계 유일 LTE 멀티캐리어(MC) 지원을 공개해 여론 반전에도 성공했다.

소비자는 단기적으로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불리하다. 아이폰5 출시는 현재로서는 보조금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5 구매자는 물론 다른 제품 구매자도 보조금 확대로 단말기 구매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그러나 통신 3사의 보조금 경쟁은 장기 가입자는 물론 전체 가입자에게는 악재다. 통신사가 요금인하 등 다른 곳으로 고객 혜택을 돌릴 여지를 줄인다.

한편 아이폰5 시판은 11월 중 이뤄질 전망이다. 애플의 신제품 태블릿 ‘아이패드미니’와 ‘4세대 아이패드’의 통신사용 모델 판매와 겹칠 공산이 크다. SK텔레콤용 아이폰5는 MC를 쓸 수 있다. MC는 서로 다른 주파수로 사용자를 분산해 체감 속도가 낮아지는 것을 막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연내 서울과 6대 광역시 주요 지역 내년 초까지 전국 23개시에 MC 구축을 할 예정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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