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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다”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가 25일 발표한 고스톱·포커게임 사행화 방지 대책에 대한 소감을 묻자 한 업체 관계자는 이처럼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표현의 차이가 있었으나 여타 업체 관계자들의 반응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웹보드게임을 운영하지 않는 업체 관계자도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규제라며 우려를 표시할 정도입니다.
이번 문화부 시정권고 조치엔 ▲1회 최대 베팅 규모 1만원 제한 ▲1일 10만원 이상 손실 시 48시간 게임 이용 제한 ▲월간 게임머니 구입 30만원으로 제한 ▲아이템 선물하기 제한 ▲특정 상대방 선택 제한 ▲게임 자동 진행 제한 ▲이용자가 게임에 접속할 때 마다 본인확인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앞서 나열한 조치를 보면 완벽에 가까운 전방위 규제라고 봐도 될 수준입니다. 문화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요. 이수명 문화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이번 대책에 게임업체 일부 반발이 있기는 하다”며 “국민들이 입은 피해가 상당했기 때문에 업계가 받아들이리라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단 이번 조치로 1회 베팅 규모가 기존 무제한에서 최대 1만원의 제한이 생겼습니다. 고액베팅방을 겨냥한 조치인데요. 사업자 매출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전망입니다. 1만원은 월간 게임머니 구매 한도 30만원을 30일로 나눈 액수입니다.
이번 규제의 핵심은 아이템 선물하기 제한입니다. 한게임 등 일부 웹보드게임사는 이미 제한을 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기존엔 이 기능을 이용해 한 계정에 게임머니를 몰아주는 행위가 가능했었습니다. 그럴 경우 월간 게임머니 구매한도가 무용지물이 돼 왔는데요. 이 조치는 1만원 베팅 규모 제한과 맞물려 강력한 규제로 작용하게 될 전망입니다.
10만원 손실 시 이틀간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는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A업체에서 10만원을 잃을 경우 B업체로 가서 게임을 즐기면 됩니다. 고액 환전을 일삼는 불법 이용자의 경우 이 조치로 인해 사행 행위가 봉쇄된 셈입니다.
특정 사용자 선택 제한은 이른바 수혈(짜고 치는 게임을 통해 게임머니를 주고받는 행위)을 막기 위한 조치인데요. 이 부분은 게임성에도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고스톱·포커게임을 선용하는 다수의 이용자들이 지인과 즐길 수 있는 재미까지 규제가 적용돼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업체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또 접속할 때마다 본인확인을 거쳐야 하는 부분은 불법 환전 행위를 규지하기 위한 것인데요. 이 조치가 환전 행위를 뿌리 뽑지는 못하더라도 확실한 걸림돌로는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될 PC웹보드게임 규제로 인해 불법 사행 행위가 모바일 웹보드게임이나 해외 플랫폼에 올라간 웹보드게임으로 이전될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입니다.
이용자가 페이스북 등 해외 플랫폼에서 포커게임을 즐기거나 악의를 가진 업체가 해외 플랫폼에 게임을 개설해 불법 영업을 할 가능성도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국부유출의 비판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부가 실태 조사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해야 될 부분입니다. 문화부는 규제 적용 이후 실제로 불법 사행 행위의 감소가 있는지 실효성 점검과 함께 규제 반작용으로 인한 부분까지 챙겨야 할 것입니다.
어찌됐건 이번 규제로 웹보드게임 사업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들 업체를 출입하는 기자들 사이에선 웹보드게임의 불법 이용을 막기 위한 강력한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찬성하는 의견이 다수 감지된다는 것인데요. 업계의 웹보드게임 자율규제가 사행적 이용 방지 측면에선 역부족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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