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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12] 정통부 해체 이후 지경부 뭐했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지식경제부의 ICT 진흥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계통신비 부담이 늘어나고 있지만 단말기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데다 ICT 예산은 매년 감소추세다. 대기업 의존현상 심화로 디지털경제의 양극화가 그 어느 때보다 심한 상황이다.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권은희 의원(새누리당)은 8일 정통부 해체 이후 지경부가 ICT 진흥정책을 담당하면서 미래지향적 R&D 부재 주요 ICT 산업 지원정책 마비, 단말기 부담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부가 해체 이후 ICT 정책 기능이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등으로 분산됐다. 하지만 정책분산으로 IT콘트롤타워 부재, 정부간 소통 부족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지경부가 통신, 방송 등을 제외한 ICT 진흥정책을 맡았지만 대기업 의존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가 위주 스마트폰 보급 확대…가계통신비 부담 주범=권은희 의원은 고가 위주의 스마트폰 보급 증가 및 휴대폰 가격 상승이 가계통신비 부담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보았다.

단말기 할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1%에서 2011년 30%까지 확대됐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올해는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흔히 국민들은 통신요금과 휴대폰 가격을 가계통신비로 인식하고 있다. 휴대폰 가격이 낮아져야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 권 의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고가의 스마트폰 가격이 대리점별로 며칠 사이에 고무줄처럼 널뛰기를 하면서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지경부는 휴대폰 가격표시제를 시행했지만 제도는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권 의운은 "지경부 업무 관장범위가 너무 넓어 ICT 산업의 고유한 특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전시행정적 효과를 위해 큰 고민 없이 도입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ICT 예산은 감소…SW 인력양성도 미흡=또한 소프트웨어 인력양성 미흡 및 ICT 예산 감소도 지적됐다.

권 의원은 "현재 정부는 SW 개발자의 등급을 실력과 무관하게 학력과 연차에 따라서 매기고 있다"며 "마치 건설업계의 노무인력에 적용하는 방식과 유사한데 이는 지식산업을 전통산업과 전혀 구별하지 않고 동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규모의 경제, 비용절감, 대량생산 등 전통 제조업 구조에 익숙한 지경부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이해가 근본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경부의 ICT 관련 예산의 지속적인 감소도 문제로 지목됐다.  

권 의원에 따르면 지경부의 ICT 관련 예산은 지난 4년간 4000억원이 감소했다. 내년 소프트웨어 관련 R&D 예산도 올해 1413억원에서 1265억원으로 삭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ICT 수출도 대기업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07년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50.3%였지만 2011년 29.9%로 감소했다.

권 의원은 "외형적으로는 ICT 수출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대기업 의존도 심화로 인한 착시현상"이라며 "우리나라 ICT 산업구조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업사원 연구기관…성과에만 매몰돼=연구기관의 성과주의도 ICT 정책 파편화로 인한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부처간에 주도권 및 가시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경쟁함에 따라 성과가 바로 보이는 연구사업에는 모든 부처가 달려들어 중복투자가 발생하고 성과가 차츰 나타날만한 중장기 연구사업에는 투자가 저조한 실정이다.

ETRI의 경우 과제당 평균 예산이 지난 2006년에는 18억40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0억2000만원으로 감소했다. 50억원 이상 사업의 경우 2006년 35건에서 지난해에는 10건으로 대폭 줄었다.

실패 위험이 높은 원천형 R&D 기술개발은 사라지고 단기적인 현안 해결과 관련된 기술이슈와 기업 중심의 상용화 R&D에 치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지경부의 R&D 평균 성공률은 무려 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성공하기 쉬운 과제만 선택하거나 정부 눈치를 보느라 실패도 성공으로 포장하기 때문이라는게 권 의원 설명이다.

권 의원은 "정부 초기에 IT산업은 키워봐야 일자리만 줄어든다고 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이제라도 전문성을 가지고 ICT 발전만 생각하는 부처, 진정한 지식경제, 창의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전담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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