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에서 영국계 반도체 설계 자산(IP) 업체인 ARM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ARM에 따르면 95% 이상의 스마트 기기가 ARM 아키텍처로 만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제조사에 관계없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스마트 기기는 예외 없이 ARM 기반 AP를 이용한다.
x86 기반 중앙처리장치(CPU)의 절대강자인 인텔도 오랫동안 스마트 기기 AP 진출에 공을 쏟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실적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코드명 무어스타운 기반의 스마트폰을 LG전자를 통해 선보였으나 실제로 상용화하지는 못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32나노 하이케이 메탈게이트(HKMG) 제작공정으로 만든 아톰 시스템온칩(SoC) AP에 반도체 적층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이번에 반도체 적층 기술이 적용된 AP는 코드명 ‘메드필드’이며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2에서 처음 소개된바 있다. 이 메드필드에 추가로 메모리를 얹은 것이 ‘펜웰’이다.
애초에 펜웰은 2009년 인텔이 노키아에 투자하기로 발표하면서 나온 결과물이다. 기본적인 개념은 메드필드에 3G 통신 기능을 얹겠다는 것이었지만 노키아 스마트폰의 몰락과 운영체제(OS)가 제대로 지원되지 못하면서 흐지부지됐다.
이후 원래 계획에서 수정된 펜웰은 메드필드에 메모리를 얹는 것으로 결정됐다. 사용된 반도체 적층 기술은 패키지 위해 패키지를 쌓는 ‘패키지 온 패키지(PoP)’ 방식이다. 말 그대로 이미 패키징이 완료된 반도체 2개를 탑처럼 쌓아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적층된 메모리는 LPDDR2(Low Power Double Data Rate2)이며 용량은 최대 2GB까지 지원된다. PoP가 가능한 패키징 크기는 12×12mm이며 높이는 1.4mm다. 이 정도라면 삼성전자 갤럭시S3에 탑재된 엑시노스 4412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엑시노스 4412는 패키징 크기가 펜웰과 같으며 높이만 약간 낮은 1.37mm다.
업계에서는 펜웰과 함께 22나노 3D 트라이게이트 제작공정이 적용된 ‘메리필드’가 ARM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메리필드는 ARM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제품”이라며 “최근 ARM이 TSMC는 물론 UMC와 같은 파운드리 업체와 3D 트라이게이트 관련 기술 협력 약정을 체결한 것도 메리필드에 대항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메리필드는 내년 하반기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면 메모리나 베이스밴드칩(통신칩)을 PoP할 가능성이 높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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