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이 애플 물량 증가에 힘입어 올해도 50%가 넘는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세계 파운드리 사업자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이다.
21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의 8월 업데이트 조사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33억7500만달러(우리돈 3조8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망대로 매출이 나온다면 작년(21억9000만달러) 대비 무려 54%나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IC인사이츠는 올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167억2000만달러), 미국 글로벌파운드리(42억8500만달러), 대만 UMC(37억7500만달러)에 이어 매출 순위 4위에 랭크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에는 UMC를 누르고 순위를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중반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의 생산 여력을 300mm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3만장 규모로 추정됐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9억달러 수준으로 UMC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상회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외형 성장은 애플 물량 증가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 등에 탑재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위탁 생산, 공급하고 있다. 올해 파운드리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85%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애플은 삼성전자 부품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출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 등은 현재 애플 물량을 소화해낼 만한 캐파가 없어 공급망 다변화는 수 년에 걸쳐 느릿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IC인사이츠는 전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고품질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를 모바일 AP와 묶음 상품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애플도 삼성을 제쳐두기란 쉽지 않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는 생산여력(캐파)이 높은 첨단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강력한 자본력이 뒷받침 돼 파운드리 사업을 크게 키울 능력이 있다”며 “애플이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특허 관련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부품 레벨에선 여전히 협력을 이어나가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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