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내 금융계열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려했던 SAP의 전사적관리시스템(ERP)이 국내 금융환경에 맞지 않아 최근 내부적으로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23일 금융계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삼성 금융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한 SAP ERP 적용은 삼성화재 등 일부 기업에게만 시범적으로 적용하고 삼성증권 등 여타 계열사들은 독자적인 베스트 프렉티스를 찾는 것으로 입장이 정리됐다.
SAP의 ERP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혁신 모델을 삼성 금융계열사에도 적용하려했던 시도가 멈춘 것이다.
금융 IT업계의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경우도 SAP ERP로의 방향성을 최종적으로 정한 것은 아니며 올 하반기 최종적인 결과물이 나오면 이를 기간시스템에 적용할 것인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와관련 삼성그룹 및 SAP 등 당사자들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SAP의 금융솔루션을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코어시스템에 장착시킬 것으로 검토하고, 컨설팅을 진행함으로써 국내 금융권및 금융IT업계 뿐만 아니라 글로벌 IT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만약 SAP가 삼성 금융계열사 ERP프로젝트에 성공하게 될 경우, 기존 IT서비스 3사와 한국IBM 등 외국계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금융 IT시장의 판도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었다.
◆SAP ERP, 삼성 금융계열사에 적용하기 힘은 이유는? = 금융IT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백지화 배경과 관련 두 가지 요인을 꼽고 있다.
먼저 SAP의 금융솔루션의 국내 금융 환경 '적합성'측면에서 괴리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대용량 데이터를 중심으로 새롭게 시스템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정보계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제외하더라도 계정계시스템 부문에서 독일계인 SAP 금융솔루션의 장점이 발휘되기 힘들었다는 것이 국내 금융IT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도 지난 10년 동안 SAP는 국내 금융권 차세대 전산시스템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사례를 남기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삼성 금융계열사에 SAP ERP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기위한 컨설팅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이미 삼성 금융계열사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금융IT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예를들면 차세대 프로젝트를 고려해온 삼성증권의 경우, SAP의 코어 솔루션중 '여신 모듈'을 떼어내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자본시장통합법 시대를 역동적으로 대비해야하는 삼성증권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크게 역부족이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보험의 경우도 국내에선 보험상품의 구성이 매우 다양하기때문에 SAP의 인슈어런스 모듈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백지화의 또 다른 이유로는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SAP ERP 적용으로 뒤따르게 될 방대한 PI(프로세스 혁신)시스템 구현에 대한 부담이 꼽힌다.
주지하다시피 SAP ERP는 삼성전자의 사례에서 처럼 PI의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제조업 분야에서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규제'적 성격을 띠고 있는 국내 금융산업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PI시스템 정비는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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