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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기업용 태블릿, 모토로라솔루션 ET1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전자제품을 좋아하는 한 후배는 얼마 전 출시된 뉴 아이패드(3세대)를 갖고 있다. 이 후배는 1세대와 2세대 아이패드도 보유하고 있다. 2010년부터 매년 신형 아이패드가 나왔으니 1년 주기로 태블릿을 교체한 셈이다.

일반 소비자가 쓰는 스마트기기(스마트폰·태블릿)의 교체 주기는 평균 2년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메인 프로세서 속도, 디스플레이 해상도 등 기기 성능이 발전될 여지가 많고 매년 신제품이 나오니 교체 주기가 짧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S3를 만져 보곤 얼마 되지 않은 스마트폰을 바꾸겠다고 마음먹은 이는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기업용 태블릿

기업은 어떨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기업의 PC 교체 주기를 4년으로 봤었다. 최근 이 기간이 5년으로 늘어났다. 경기가 나쁘고 PC 교체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가 미비하다고 느끼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PC와 달리 태블릿은 아직 기업에겐 생소한 기기지만, 앞서 있다고 자부하는 이런 저런 기업들은 스마트워크를 실현할 도구로 일반 소비자용 태블릿을 도입했다고 한다. 그러나 태블릿의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하면,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태블릿은 기업에 맞지 않다는 게 경험자들의 평가다.

4~5년은 써야하는 제품이지만 제조사는 해당 태블릿을 1년 만에 단종한다. 얼마 안 있어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지원마저 끊어진다. 그러면서 하위 호환성이 결여된 신형 태블릿을 다시 들이민다. 이것은 국내 모 대형 병원의 실제 사례다. 처음 태블릿 도입을 주장한 당사자에겐 매우 난감한 상황이 펼쳐졌을 것이다.


기업용 모빌리티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모토로라솔루션은 ET1을 첫 발표하는 자리에서 ‘장기지원’을 이 제품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ET1은 향후 3년간 단종되지 않을 것이며 단종 이후에도 추가로 3년간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지원을 약속하겠다는 것이다.

장기지원이라는 장점은, 모토로라솔루션이 어떠한 철학으로 ET1을 기획하고 개발했는지 극명하게 드러내는 요소이기도 하다. 멋이라곤 전혀 없는 투박한 외관,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어 용도를 알기 힘든 버튼,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나사. ET1을 처음 접한 누군가는 이게 뭐냐며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ET1은 얇고 가볍고 한껏 멋을 낸 지금의 태블릿 디자인 트렌드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용 태블릿을 바라보는 시각에서의 얘기다. 기업 사용자가 업무용으로 쓸 제품이라면 외적인 모양새보단 유지관리와 실제 업무에 적용했을 때 효율성을 보다 중시해야 하는 것이 맞다.

◆유지관리, 업무 효율성 높아

멋이라곤 전혀 없는 투박한 ET1의 이면에는 바위처럼 단단한 견고함이 있다. 주요 기업용 노트북과 마찬가지로 ET1도 미 국방성 군사 규격인 MIL-STD 810G를 충족한다. 낙하, 진동, 먼지, 습기, 고도 및 고온에 저항력이 높다는 것이다.

의자에 앉아 2m 앞쪽 바닥으로 ET1을 던져봤고, 들고 돌아다니다가 1m 이상 높이에서 수차례 떨어뜨려보기도 했다. 바닥에 힘껏 패대기치진 못했지만 이 정도 내구성이라면 현재 나와 있는 태블릿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300g대의 무게를 가진 갤럭시탭 7.7과 비교하면 ET1의 무게(630g)는 두 배 가까이 더 나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크게 부담되지 않았던 건 회전형 핸드스트랩이 손목과 어께의 부담을 줄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모토로라솔루션은 ET1이 업무 현장에서 최대한 길게 사용될 수 있도록 배터리도 착탈식으로 만들어 놨다. 15분간 기기를 구동시킬 수 있는 백업 배터리를 내장해 배터리 교체시에도 전원이 꺼지지 않도록 한 세심함이 돋보인다.

바코드 스캐너와 마그네틱카드리더, 보조 배터리 충전기, 전용 가방 등 모토로라솔루션이 제공하는 액세서리도 풍부하다. 리테일이나 생산 및 제조, 각종 서비스 현장에서 이 제품을 사용할 시 중복 투자의 위험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버튼은 사용자가 직접 기능을 정의해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후면 양쪽 버튼 가운데 하나를 누르면 곧바로 수행되게 하거나 바코드를 찍는 용도로 정해놓을 수 있다.

ET1에 탑재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버전은 2.3.4다. 구글 공식 인증을 받지 않아 마켓(구글 플레이) 접속은 불가하다. 그러나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용 태블릿에서 굳이 앱 마켓에 접속할 필요가 있나 싶다. 대신 모토로라솔루션은 복수 사용자 로그인, 256비트 AES 보안 등 기업 사용자에 특화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놨다. 또 관리자용 대시보드라는 중앙 설정 기능을 제공해 유지관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독립소프트웨어밴더와 협력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솔루션을 맞춤형으로 탑재,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ET1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싶다.

필요한 만큼의 성능, 높은 내구성, 유지보수에 있어서의 적은 리스크라는 것들은 모토로라솔루션의 기업용 태블릿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들이 아닐까 싶다. 바로 이런 것들이 ET1의 경쟁력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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