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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NO 봇물·자급제 시행…통신요금 좀 아껴볼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스마트폰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계통신비가 높아지고 있다.

2009년 1분기만 해도 월 13만2000원 수준이었던 가계통신비는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2010년 2분기 14만원2000원으로 14만원대를 돌파하더니 지난해 월 평균 가계통신비는 14만4000원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통신비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이다. 정치권에서는 가계통신비 부담이 늘어난 만큼, 통신비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통신업계는 높은 단말기 가격구조, 소득수준에 비해 많은 사용량 및 스마트폰 이용에 따른 다양한 문화생활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어찌됐든 가계통신비가 상승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고, 해결책을 놓고 정치권과 업계는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 양측의 대립된 시각에 따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물론, 통화량을 확 줄이면 해결될 문제지만 정답은 아니다. 게다가 스마트폰 정액요금제가 활성화되면서 음성 서비스 중심 시대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도 시대에 맞지 않다. 70~80년대 ‘용건만 간단히’식의 표어로 통신량을 줄이도록 강요하는 것은 구시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 조금만 신경 쓰면 요금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MVNO, 품질은 기존 통신사 수준 가격은 절반…브랜드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현 상황에서 획기적으로 요금을 낮출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MVNO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이동통신사의 네트워크를 도매로 빌려 서비스하는 사업을 말한다. CJ헬로비전, 온세텔레콤, KCT 등 다양한 업체들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직접 망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 이통사의 네트워크를 임대해 서비스하는 것이기 때문에 망 품질은 기본적으로 이통사와 동일하다. 기본적으로 음성은 50% 가량, 스마트폰 요금 역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가장 최근 서비스를 론칭한 온세텔레콤의 요금 테이블을 보면, 음성위주의 사용자를 위한 요금제로는 기본료 5500원에 초당 1.8원이 부과되는 ‘음성표준’ 요금제와 월 1만원에 70분 무료인 ‘음성정액 10’, 월 2만원에 200분이 무료인 ‘음성정액 20’ 요금제가 있다. 기존 이통사 요금과 비교하면 기본료가 절반이거나 아예 빠진 셈이다.

스마트폰 요금제 역시 무제한 데이터 요금상품은 없지만 기존에 34, 45요금제를 사용하던 가입자라면 충분히 고려할 만 하다. 월 2만8000원에 제공되는 CJ헬로비전의 '헬로스마트28' 요금제는 음성 150분, 데이터 100메가바이트(MB), 문자 200건이 제공된다. 이동통신 3사의 월3만4000원 요금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른 MVNO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품질은 동일하고 가격은 싸다. 하지만 걸리는 것은 브랜드와 단말기다. 아직까지는 MVNO를 통해 아이폰이나 갤럭시 등 대표적인 하이엔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집에선 유선전화 쓰면 절감=현명한 소비패턴을 갖는 습관 역시 중요하다. 평소 통화 이용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통신요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량이 아주 적은 주부나 노인층이라면 기존 이통사는 물론, MVNO 요금상품도 필요 없다. 선불요금제나 유심(USIM) 요금제를 사용하면 기본료를 확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말기 유행에 민감하지 않다면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는 유심 요금제를 주목할 만 하다.

최근 KT가 선보인 ‘올레 심플(SIMple)’서비스는 유심만 있으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일종의 선불요금제로 최소 2000원에서 5만원까지 충전한 만큼 사용할 수 있는데 가입비나, 기본료, 약정기간이 없다. 단말기 할부금, 사용하지도 않는데 꼬박꼬박 내는 기본료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통신 이용 습관을 바꾸는 것 역시 통신비 절감에 많은 도움이 된다. 과거의 ‘용건만 간단히’ 의미가 단순히 ‘적게 쓰는 습관을 가지자’는 의미였다면, 현재의 ‘통신 습관을 바꾸라’는 의미는 ‘합리적인 통신 이용 습관을 가지라’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집에 있을 때는 집전화(인터넷전화 포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이동통신 요금은 10초당 18원이다. 유선전화끼리는 3분당 38원이니 말할 나위가 없다. 집전화끼리가 아니더라도 유선에서 이동전화로 걸 때는 10초당 14.5원이 과금된다. 휴대폰으로 거는 것보다 20%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물론, 얼마 안 되는 금액일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지난해 이통사들이 기본료 1000원 내리는데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는지를.  

아울러 통신사들은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가입자 묶음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SKT의 경우 가족 구성원의 가입기간 합산 연수에 따라 기본료를 최대 50%를 할인해 준다. 부가세도 할인 혜택을 받는다. KT 역시 LTE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KT 가입자간 1000분에서 최대 1만분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공짜 스마트폰을 받는 것을 더 선호하는 가입자라면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정치권과 정부가 억지로 억지로 통신사 팔을 비틀어 찔끔 기본료 1000원을 내린 것보다 효과가 클 수 있다. 물론, 조금 더 알아봐야 하고 지금보다 조금은 불편할 수 있다. 그래도 비싼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데…. 선택은 소비자 몫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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