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업체들이 2013년에 경기도 판교로 본사 이전을 예정한 가운데 서울시 가산·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게임사들이 이사철에 접어들어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올 여름 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엑소더스 현상의 분수령이 예상되는데요.
가산·구로디지털단지는 서울시 강남구 일대, 성남시 분당구과 함께 거론되는 대표적인 게임사 밀집 지역입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엔트리브소프트, 게임빌 등 이 지역에 위치한 주요 게임업체들이 올 여름 판교로 이전을 앞두고 있네요. 엠게임은 2010년 태안군청과 본사 이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14년까지 본사 순차 이전을 추진 중입니다.
현재 입주 건물의 공간으로는 이들 업체의 부쩍 늘어난 직원들을 한 곳에 수용하기가 힘든데요. 1000여명으로 덩치가 커진 위메이드는 이미 구로 본사와 서초 자회사 건물로 인력을 재배치한 상태입니다.
반면 앞서 언급한 업체들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업체도 있습니다. 컴투스는 가산의 옛 근무지 근처에 새 둥지를 틀었네요.
회사 측은 당초 판교 이전을 예정했지만 10여년을 가산 지역에 있다 보니 직원들의 생활기반 역시 근무지 근처에 자리 잡게 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럴 경우 회사를 판교로 이전하게 되면 출퇴근의 불편함이 커지죠. 가산에 눌러앉게 된 주된 이유입니다.
강희원 컴투스 홍보팀장은 건물 이전 이후 달라진 점으로 전사 차원의 분위기 전환을 꼽았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흩어져있던 직원들이 한 곳으로 모이면서 부서 간 협업이 한층 수월해졌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기자가 직접 가보니 컴투스 내부에 직원들이 근무 중 아무 때나 들러 공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생겼더군요. 옛 근무지에는 없었죠. 회의를 겸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 직원들이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400여명의 직원들이 하루 중 카페에 들러 주문하는 커피가 평균 350잔 정도라고 하네요.
컴투스의 새 근무지에서 눈에 띄는 점은 회의실이 무척 많다는 것인데요. 총 22개입니다. 컴투스가 건물 12층부터 17층까지 쓰고 있으니 산술적으로 나누면 한층 당 3~4개 회의실이 있는 셈입니다. 옛 근무지에 회의실이 8개였다고 하니 이 부분에서 변화의 폭이 상당히 큰데요. 이 같은 근무 환경의 변화가 실제 업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기대가 됩니다.
지난해 말 게임업계 판교 시대를 열어젖힌 웹젠도 옛 근무지가 구로디지털단지입니다. 회사 측은 북카페 등의 직원편의 시설 등이 갖춰진 새 둥지로 옮겨가니 분위기 전환 효과는 있다더군요.
판교에 입주한 게임사들이 아직은 드뭅니다.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성공으로 일약 스타 기업으로 떠오른 스마일게이트가 판교에 자리 잡고 지난 12일부터 출근을 시작했네요.
스마일게이트도 흩어진 직원들이 한 곳에 모이면서 일하기가 편해졌다는 설명입니다. 직원들이 새로운 편의시설을 이용하면서 업무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하는데요. 출퇴근의 불편함은 셔틀버스로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대형사의 본사 이전이 이뤄지면 게임업계의 본격 판교 시대가 열리게 되는데요. 근무 환경의 개선에 따른 업계 전반의 긍정적인 분위기 변화를 기대해봅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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