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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도 ‘아이폰’ 덫에 빠졌다

- 상품 매출 증가 불구 비용 급증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애플 ‘아이폰’ 도입으로 인해 매출 증가 효과는 거두고 있지만 이익에는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폰 도입 이전과 이후 상품 매출이 급증했지만 비용이 이를 상회한다.

6일 KT는 작년 상품 매출액이 4조3280억원으로 전년대비 20.4%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품 매출액은 대부분 이동전화 단말기 판매 매출이다. SK텔레콤은 관계사를 통해 단말기 유통을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직접 영업한다. SK텔레콤의 단말기 관련 실적은 SK네트웍스에 반영된다. 최근 2년간 스마트폰 등 고가 단말기 비중이 늘면서 상품 매출액은 상승 추세다. 하지만 매출이 이익까지 반영되는 것은 상황이 다르다.

특히 KT는 지난 2009년말 아이폰을 도입하며 상품 매출 증가가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전체 단말기 관련 사업에서는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1년 KT의 상품 매출액은 4조3280억원이었지만 상품 구입비는 4조5210억원으로 매출보다 구입비가 1930억원 많았다. 2010년에는 상품 매출액은 3조5940억원 상품 구입비는 4조710억원으로 4770억원 상품 구입비가 높았다. 하지만 2009년 이동전화 단말기 매출액(가이던스 기준)은 3조1985억원으로 이동전화 단말원가 2조8021억원보다 매출액이 3964억원 많았다. 2008년에도 이동전화 단말기 매출액(가이던스 기준)은 2조9176억원 이동전화 단말원가 2조1725억원으로 7451억원 매출액이 컸다.

KT는 2011년부터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를 도입했다. 이동전화 매출 및 원가 정보는 2011년부터 따로 공개치 않는다. 기사에서 인용한 2010년 수치는 2011년 실적을 공개하며 K-IFRS로 보정한 숫자다. 이 때문에 2009년까지 수치와 2010년 이후 수치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상품 매출에서 이동전화 단말기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상품 매출 증가가 KT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일례로 아이폰을 도입하지 않은 LG유플러스의 경우 스마트폰 비중이 높아진 작년 단말기 매출액은 2조7525억원으로 전년대비 67.0% 증가했다. 상품구입비는 작년 2조2896억원으로 전년대비 73.1%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매출액이 구입비보다 4629억원 많다.

한편 아이폰이 이익에 반영되지 않는 이유는 애플은 통신사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폰 판매에 따른 비용은 전적으로 통신사가 감당한다. 제조사 보조금은 통신사 상품 구입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와이어리스와 AT&T도 아이폰 탓에 작년 수익이 급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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