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이른바 ‘반값TV’가 알고 보니 B등급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사용한 제품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롯데마트와 옥션 등 반값TV를 판매하는 대형마트·홈쇼핑·인터넷몰에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반값TV 마케팅 활동 시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이 탑재됐다’는 광고나 홍보 문구를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것이 공문의 주된 내용이다.
LCD 패널은 불량화소 개수 등을 확인하는 품질 검사를 거쳐 등급이 분류된다. 품질 기준에 미달한 일부 소량의 B등급, C등급 패널은 국내 대리점으로 공급되고, 중소업체들이 이를 구입해 완제품으로 조립하고 판매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저렴한 B등급 패널을 공급하는 대신 ‘LG디스플레이’ 회사 브랜드를 마케팅 활동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대리점과의 계약 내용이며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공문을 발송했다”라며 “더구나 반값TV 제조사들은 LG디스플레이와 직접 계약을 맺지도 않아 우리 회사 이름을 쓸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등급과 B등급의 품질 차이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으나 지금처럼 B등급 패널을 채용한 TV가 대량으로 팔리고 우리 이름이 대대적으로 노출되면 문제가 생길 소지는 충분히 있다”라며 “유통 업체들이 이런 계약 내용을 모른 채 LG디스플레이의 이름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말했다.
즉, 반값TV에 적용된 LG디스플레이 LCD 패널은 모두 B등급이라는 얘기다.
그간 LG디스플레이의 B등급 패널은 중소업체 TV 제품에, C등급 패널은 카지노와 노래방 등 상업용 TV 제품에 주로 탑재돼 소량으로만 판매돼 왔다.
롯데마트, 옥션, 11번가, 현대홈쇼핑 등 LG디스플레이의 공문을 받은 유통 업체들은 ‘LG디스플레이 패널’ 대신 ‘한국산 패널’로 홍보 문구를 고쳐 쓰고 있다.
옥션의 경우 지난달 32인치 반값TV 론칭 당시 “LG디스플레이의 정품 패널을 적용했다”고 밝혔지만 LG디스플레이의 공문을 접수한 이후 42인치 반값TV를 론칭하며 “국내유명 LCD 패널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옥션 관계자는 “공문 접수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공문을 접수한 것은 사실이나 이후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렴한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단순하게 유통 과정을 줄여 거품을 뺐다고만 광고하는 건 사실상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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