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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창업주 박병엽 대표, “물러나겠다, 워크아웃 종료 계기됐으면”(상보)

- 스톡옵션 권리 포기…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 추후 결정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팬택 창업주 박병엽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팬택은 국내 안드로이드폰 점유율 2위 업체다. 지난 1991년 설립 후 연간 매출액 3조원 규모까지 성장했지만 유동성 위기로 지난 2007년 4월부터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 중이다. 기업구조개선작업은 오는 12월31일이 종료 예정일이다.

6일 팬택 박병엽 부회장<사진>은 서울 상암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말까지만 일하고 내년부터는 쉬고 싶다”라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5년 반 동안 어려운 시간을 겪었다. 몸도 너무 피곤하다.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다”라며 “내년 3월까지 일하면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지만 이것도 포기하겠다”라고 밝혔다.

창업부터 성장, 위기, 부활 등 지난 20년 동안을 팬택을 맡아왔던 박 부회장의 급작스러운 사의는 기업구조개선작업 종료를 둘러싼 채권단과의 갈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채권단은 5000억원 정도의 팬택 채무를 해소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 유치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팬택은 5000억원 중 비협약 채권 2300억원에 대한 자체 상환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박 부회장은 “나의 사퇴를 기화점으로 가속도를 붙여 기업구조개선작업이 끝났으면 좋겠다”라며 “채권단이 대주주로서 책임을 나눠져야한다. 팬택 같은 기업이 기업구조개선작업을 순조롭게 마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기업 활동을 하기 좋은 나라라는 사례도 되지 않겠냐”라며 기업구조개선작업 졸업을 둘러싼 채권단과의 갈등이 사퇴 결정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박 부회장 이후 팬택 경영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현 임원진을 믿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자회사 대표직은 당분간 유지한다.

박 부회장은 “새 경영자는 채권단이 결정할 문제”라며 “내가 없어도 회사가 운영될 수 있도록 임원진을 훈련시켜왔고 매뉴얼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팬택은 정상화 됐지만 팬택C&I 등 자회사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라며 “자회사는 당분간 경영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부회장은 사퇴와 대주주 자격 재취득은 별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07년 기업구조개선 작업 추진을 위해 4000억원의 지분을 모두 내놨다. 대신 채권단은 지분 매각시 박 부회장이 먼저 검토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박 부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자금 마련 등은 쉬고 있으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다만 아직은 구체적인 방안들을 생각해보지는 않았다”라고 전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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